금융 문맹
‘귀찮이’ 통장 쌓인 돈 먼지 수북
‘발품이’ 일부 펀드 원금 손실도
‘발품이’ 일부 펀드 원금 손실도
[캠페인] 금융소비자 주권 찾기
⑧ 금융 문맹 [사례 1]미혼인 공무원 이아무개씨는 갖고 있는 통장이 단 하나다. 은행 보통예금 통장에 연결된 월급 통장이 전부다. 직장 생활 7년 동안 꾸준히 한 은행의 보통예금만 주거래(?)를 해 온 셈이다. 재테크의 기본이라고 하는 주거래 은행 이용하기를 실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단지 ‘귀찮아서’ 급여 통장이 개설된 은행만 줄곧 이용한 탓이다. 통장 잔고는 4200만원이 약간 넘는다. 매달 기본적 지출만 하고 남는 돈을 그대로 통장에 쌓아둔 것이다. 최근 주위에서 펀드다, 뭐다 해서 돈불리기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 내심 신경쓰인다.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은 들지만, 막상 돈을 여러 곳에 분산해 놓는 것 같아 신경쓰인다. 결론은 “귀찮다. 에이, 그냥 있을래!” [사례 2]발품팔아 이것저것 해보지만 여전히 ‘금융 문맹’ 결혼 7년차인 주부 강아무개씨는 출산 뒤 맞벌이를 관뒀다. 직장 다닐 때 모은 소득은 전부 저축했다. 지금은 남편 봉급 180만원을 쪼개 생활한다. 생활비를 100만원만 쓰고, 나머지 80만원은 여러 통장으로 나눠 관리한다. 보장성 보험과 적금(세금 우대)에 각각 25만원씩, 적립식 펀드에 15만원씩 두 계좌에 넣는다. 맞벌이 때 모았던 예금은 새마을금고 세금 우대 통장과 청약통장, 국외펀드, 주가연계증권(ELS)에 쪼개서 넣었다. 강씨의 돈 관리 철학은 발품이다. 은행부터 증권사까지 돌아다니며 금융상품들을 꼼꼼히 비교한 뒤 가입했다. 그러면서도 내심 이렇게 한 것이 잘하는 건지 늘 불안하다. 귀찮아서 포기하는 금융 이익이 미래 가난으로 연결돼 귀찮아서 포기하는 금융 이익이 미래 가난으로 연결돼 금융상품의 흐름이 전통적인 예금·적금 구조에서 펀드를 비롯한 간접투자 쪽으로 급속히 쏠리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금융 소비자들은 이런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각종 재산불리기 서적이나 신문, 인터넷에서 새 금융상품 활용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데도 말이다. 변화는커녕 꿈쩍도 않는 ‘귀찮이’의 금융 문맹은 이제 심각한 수준이다. 사례에서 언급한 이씨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원인은 바로 귀찮음에서 비롯된다. 처음 듣는 새 금융상품 이름조차 부담스럽다. 귀찮음의 이면에는 바로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숨겨져 있다. 은행 이외 금융회사 불신도 이들을 금융 문맹으로 내모는 데 한몫 한다. 외환위기 전후 급격한 구조조정을 목격하면서 금융회사들의 안전성에 의심을 갖게 된 때문이다. 또 은행 외에는 다른 금융회사를 이용할 계기를 못 찾았거나,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상당수 된다. 마치 증권사나 종금사는 특별한 사람들이 가는 곳으로 간주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그러나 금융상품과 금융회사를 제한된 범위에서만 이용하다 보면 자신의 소중한 금융 이익, 곧 이자 수입을 제대로 챙길 수 없게 된다. 공무원 이씨는 매달 평균 50만원씩을 보통예금에 쌓아뒀다. 이것을 수익률 5%짜리 금융상품으로 관리했다면 지금 4200만원이 아니라 4900만원이 된다. 이자 700만원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고스란히 포기한 것이다.
만약 적금과 펀드 등 다양한 상품으로 제대로 분산해서 굴렸다면 어땠을까? 평균 수익률을 8%로 잡았다 하더라도 총액이 5300만원에 이른다. 지금보다 1천만원 이상 더 챙길 수 있었다는 말이다. 앞으로 최소 20년 가까이 돈을 관리해야 할 텐데, 지금처럼 귀찮음으로 일관한다면 그는 향후 억 단위의 금융 이익까지 포기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발품 팔면서도 여전한 ‘묻지마 투자’ 그렇다면 어떻게 금융 문맹을 극복할까? 두번째 사례에서 언급한 주부 강씨처럼 무조건 발품을 파는 것은 공무원 이씨처럼 돈을 잠재우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그러나 강씨는 충분한 상품 정보 안내를 받지 못한 채, 주로 금융회사들의 프로모션 상품에만 가입했다. 그러다 보니 수익을 기대 이상으로 높게 낸 적도 간혹 있지만, 수익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마음을 졸이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왜 마이너스가 나는지, 왜 수익이 나는지 아무런 까닭도 모른 채 ‘묻지마 투자’에 운명을 맡긴 탓이다. 이처럼 귀찮아서, 혹은 금융 교육을 받지 않아서 생기는 금융 문맹은 다수의 금융 소비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젠 바뀌어야 한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국민들에게 다양하고 체계적인 금융 교육을 해야 한다. 학교와 지역·직장 단위에서 금융 교육을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국민들의 경제적 삶이 지금보다 더 풍요로워질 수 있는데 방치할 이유가 없다. 또 미래를 풍요롭게 하자면 금융 소비자들도 스스로 자신의 금융 소비지수(FQ)를 높여야 한다. 적절한 금융 교육은 우리나라 금융산업 체질을 더불어 개선시키는 밑거름이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리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도움말 주신 분㈜희망재무설계 이규빈 대표, 제윤경 교육본부장, 이성호 컨설턴트, 이천 컨설팅매니저 금융 교육 및 재무설계 교육 신청:080-070-2725
⑧ 금융 문맹 [사례 1]미혼인 공무원 이아무개씨는 갖고 있는 통장이 단 하나다. 은행 보통예금 통장에 연결된 월급 통장이 전부다. 직장 생활 7년 동안 꾸준히 한 은행의 보통예금만 주거래(?)를 해 온 셈이다. 재테크의 기본이라고 하는 주거래 은행 이용하기를 실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단지 ‘귀찮아서’ 급여 통장이 개설된 은행만 줄곧 이용한 탓이다. 통장 잔고는 4200만원이 약간 넘는다. 매달 기본적 지출만 하고 남는 돈을 그대로 통장에 쌓아둔 것이다. 최근 주위에서 펀드다, 뭐다 해서 돈불리기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 내심 신경쓰인다.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은 들지만, 막상 돈을 여러 곳에 분산해 놓는 것 같아 신경쓰인다. 결론은 “귀찮다. 에이, 그냥 있을래!” [사례 2]발품팔아 이것저것 해보지만 여전히 ‘금융 문맹’ 결혼 7년차인 주부 강아무개씨는 출산 뒤 맞벌이를 관뒀다. 직장 다닐 때 모은 소득은 전부 저축했다. 지금은 남편 봉급 180만원을 쪼개 생활한다. 생활비를 100만원만 쓰고, 나머지 80만원은 여러 통장으로 나눠 관리한다. 보장성 보험과 적금(세금 우대)에 각각 25만원씩, 적립식 펀드에 15만원씩 두 계좌에 넣는다. 맞벌이 때 모았던 예금은 새마을금고 세금 우대 통장과 청약통장, 국외펀드, 주가연계증권(ELS)에 쪼개서 넣었다. 강씨의 돈 관리 철학은 발품이다. 은행부터 증권사까지 돌아다니며 금융상품들을 꼼꼼히 비교한 뒤 가입했다. 그러면서도 내심 이렇게 한 것이 잘하는 건지 늘 불안하다. 귀찮아서 포기하는 금융 이익이 미래 가난으로 연결돼 귀찮아서 포기하는 금융 이익이 미래 가난으로 연결돼 금융상품의 흐름이 전통적인 예금·적금 구조에서 펀드를 비롯한 간접투자 쪽으로 급속히 쏠리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금융 소비자들은 이런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각종 재산불리기 서적이나 신문, 인터넷에서 새 금융상품 활용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데도 말이다. 변화는커녕 꿈쩍도 않는 ‘귀찮이’의 금융 문맹은 이제 심각한 수준이다. 사례에서 언급한 이씨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원인은 바로 귀찮음에서 비롯된다. 처음 듣는 새 금융상품 이름조차 부담스럽다. 귀찮음의 이면에는 바로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숨겨져 있다. 은행 이외 금융회사 불신도 이들을 금융 문맹으로 내모는 데 한몫 한다. 외환위기 전후 급격한 구조조정을 목격하면서 금융회사들의 안전성에 의심을 갖게 된 때문이다. 또 은행 외에는 다른 금융회사를 이용할 계기를 못 찾았거나,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상당수 된다. 마치 증권사나 종금사는 특별한 사람들이 가는 곳으로 간주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그러나 금융상품과 금융회사를 제한된 범위에서만 이용하다 보면 자신의 소중한 금융 이익, 곧 이자 수입을 제대로 챙길 수 없게 된다. 공무원 이씨는 매달 평균 50만원씩을 보통예금에 쌓아뒀다. 이것을 수익률 5%짜리 금융상품으로 관리했다면 지금 4200만원이 아니라 4900만원이 된다. 이자 700만원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고스란히 포기한 것이다.
만약 적금과 펀드 등 다양한 상품으로 제대로 분산해서 굴렸다면 어땠을까? 평균 수익률을 8%로 잡았다 하더라도 총액이 5300만원에 이른다. 지금보다 1천만원 이상 더 챙길 수 있었다는 말이다. 앞으로 최소 20년 가까이 돈을 관리해야 할 텐데, 지금처럼 귀찮음으로 일관한다면 그는 향후 억 단위의 금융 이익까지 포기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발품 팔면서도 여전한 ‘묻지마 투자’ 그렇다면 어떻게 금융 문맹을 극복할까? 두번째 사례에서 언급한 주부 강씨처럼 무조건 발품을 파는 것은 공무원 이씨처럼 돈을 잠재우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그러나 강씨는 충분한 상품 정보 안내를 받지 못한 채, 주로 금융회사들의 프로모션 상품에만 가입했다. 그러다 보니 수익을 기대 이상으로 높게 낸 적도 간혹 있지만, 수익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마음을 졸이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왜 마이너스가 나는지, 왜 수익이 나는지 아무런 까닭도 모른 채 ‘묻지마 투자’에 운명을 맡긴 탓이다. 이처럼 귀찮아서, 혹은 금융 교육을 받지 않아서 생기는 금융 문맹은 다수의 금융 소비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젠 바뀌어야 한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국민들에게 다양하고 체계적인 금융 교육을 해야 한다. 학교와 지역·직장 단위에서 금융 교육을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국민들의 경제적 삶이 지금보다 더 풍요로워질 수 있는데 방치할 이유가 없다. 또 미래를 풍요롭게 하자면 금융 소비자들도 스스로 자신의 금융 소비지수(FQ)를 높여야 한다. 적절한 금융 교육은 우리나라 금융산업 체질을 더불어 개선시키는 밑거름이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리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도움말 주신 분㈜희망재무설계 이규빈 대표, 제윤경 교육본부장, 이성호 컨설턴트, 이천 컨설팅매니저 금융 교육 및 재무설계 교육 신청:080-070-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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