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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투자 유목민’ 주무대 부동산서 증시로

등록 2007-04-11 18:58수정 2007-04-12 07:56

부동산·금융시장 관련 일지
한은 금융시장 동향 보니…
제2차 자금 대이동이 시작됐는가?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현격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광풍이 몰아쳤던 때와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반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주식시장에는 돈이 몰리고 있다.

고강도 부동산대책에 담보대출 증가 ‘뚝’
올 주식형·신종펀드 유입액은 13조 넘어
가계 자산운용 ‘부동산 편식’ 관둘지 관심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초로 1500선을 돌파(1501.06)한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주가 그래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초로 1500선을 돌파(1501.06)한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주가 그래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증시로 몰리는 시중 자금=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3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3월 중 주택 담보대출 잔액은 겨우 37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중은행 전체를 합쳐 대출 잔액이 하루 평균 10억원 남짓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하루 평균 증가액(700억원)에 견주면 100분의 1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주택 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11월(4조1700억)을 정점으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11월은 서울 지역 집값 상승률이 4.8%로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시기다. 이후 ‘11·15 대책’ ‘1·11 대책’ ‘1·31 대책’ 등 부동산대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주택 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였다. 특히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대폭 강화한 ‘1·11 대책’이 결정타였다. 올해 들어 주택 담보대출 증가액은 1월 7500억, 2월 4000억, 3월 370억원으로 급감하고 있다. 조강래 한은 금융안정분석국 차장은 “16개 국내은행 대출 책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2분기에도 은행들이 주택 담보대출을 꽁꽁 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힘을 잃은 사이, 금융시장은 화창한 봄을 맞았다. 올 들어 석달 동안 주식형 펀드와 신종 펀드로 흘러든 돈은 각각 5조1천억원과 8조5천억원에 이른다. 특히 주식형 펀드 수신 잔액은 주택 담보대출 규제 강화 대책이 나온 1월 한달에만 3조4천억원 늘어났다.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2월 차익 실현 매물이 몰리면서 다소 줄어들었다가, 3월엔 다시 2조원 이상 늘어났다. 이영원 푸르덴셜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집값이 하향 안정세로 들어서는 가운데 때마침 주가가 급등세를 타면서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2차 자금 대이동 시작됐나=삼성증권은 지난 10일 발표한 보고서 ‘가계 자산운용의 두번째 변화’에서 “2004년 무렵부터 저금리에 따라 은행 예금이 부동산으로 몰려가는 1차 자금이동이 있었다면, 이젠 부동산시장에서 돈이 다시 빠져나오는 2차 이동이 시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자금 흐름에서 얻을 수 있는 결론은 적어도 부동산 시장으로는 돈이 더 몰려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운용 패턴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5월 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는 전체 자산의 76.8%를 부동산 등 실물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미국(36%)과 일본(61.7%) 등에 비해 부동산 편중 정도가 심한 것이다.

물론 ‘자금 이동’을 얘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김남영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주택 담보대출 증가세가 크게 꺾인 건 사실이지만, 자금이 부동산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중이라고 단정하긴 힘들다”며 “부동산 쪽에 일방적으로 기울었던 자금이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중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일구 랜드마크투신운용 이사는 “2005년 이후 주식시장으로 꾸준히 돈이 들어왔는데도 워낙 부동산 경기가 강세를 보인 탓에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라며 “투자처로서 부동산과 금융 시장이 경합을 벌이다가 점차 부동산이 탈락하는 분위기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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