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에프시(FC·Food Culture) 부문을 국내 사모펀드인 브이아이지(VIG)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앞서 면세점 조기 철수를 결정한 한화그룹이 비핵심사업 부문 정리를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사회 의결을 통해 에프시부문을 물적분할(기존 회사가 지분을 100% 보유한 신설회사를 세우는 것)해 독립법인을 세우고 브이아이지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양사간 세부적인 거래사항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매각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1천억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매각에서 중식당 ‘도원스타일’, ‘티원’ 등 에프시부문의 외식사업부 소속 브랜드는 제외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이들은 기존 호텔과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보고 매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에프시부문을 인수한 브이아이지파트너스는 보유하고 있는 식자재 공급업체인 원플러스의 사업확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이번 매각으로 이익률이 크지 않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대기업 급식부문의 ‘일감 몰아주기’ 감시망을 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사업부문은 리조트부문·에프시부문·호텔부문으로 이뤄져 있는데, 수요변동폭이 크지 않은 위탁급식시장의 특성상 에프시부문의 이익률은 높지 않았다. 이 회사 에프시부문 영업이익은 2016년 68억원, 2017년 54억원, 2018년 74억원을 기록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급식업체의 부당 내부거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한 것도 매각에 영향을 미쳤을 공산이 크다. 공정위는 지난 3월 2019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식료품·급식 등 국민생활 밀접업종의 부당 내부거래를 상시로 감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그룹이 유통 비핵심 부문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3년간 누적 영업손실 1천억원을 넘긴 ‘갤러리아면세점 63’에 대해 지난 4월 영업 종료를 결정하고 조기 철수했다. 당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비효율사업을 정리하고 백화점과 신규사업 중심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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