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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아시아나+호텔·면세점’ 시너지 기대…부채 660% 해소 관건

등록 2019-11-12 19:53수정 2019-11-13 09:41

현대산업개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쪽, 신주발행 2조 투입 등 예고
노후 항공기 등 대규모 투자 필요
항공업 저성장, 영업이익 감소 전망

정몽규 회장 “인수 땐 항공산업과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
인력 구조조정은 아직 생각 안해”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이 12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에이치디씨그룹 핵심 계열사로, 인수가 성사되면 에이치디씨그룹은 호텔·면세점업과 항공업의 이종결합을 이루게 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뒤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호텔·면세점과 항공사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정몽규 에이치디씨그룹 회장은 이날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뒤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항공사가 기내 면세사업을 하고 있다. 면세사업에서 물류, 구매 등에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에이치디씨에서 건설 부문과 호텔 부문 등을 인적분할(기존 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새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기업 분할 방식)해 설립된 현대산업개발은 파크하얏트 서울·부산과 에이치디씨신라면세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로 인수에 참여한 미래에셋대우 쪽도 “향후 항공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크고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정상화할 경우 수익성이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호텔·면세점과 항공업의 이종결합은 드물지 않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칼호텔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아시아나항공과 금호리조트를 운영해왔다.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2015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호텔업과 항공업은 대표적인 서비스산업으로, 일정 수준 중첩되는 수요층에 대한 마케팅이 가능해 어느 정도 사업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의 항공업 진출에 부정적 시각도 있다.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의 불안정한 재무 상태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빚은 9조6천억원(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660%나 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신주 발행 액수로만 2조원가량 투입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테지만, 항공기 노후화 등을 개선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 대규모 자본투자가 진행돼야 하고, 부채비율의 급격한 변화가 수반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현대산업개발의 적절한 외형 확장과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시장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지만 자본 구조의 급격한 변화를 환영하는 주주는 적을 것”이라고 했다.

정몽규 에이치디씨(HDC)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입장 발표 중 웃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정몽규 에이치디씨(HDC)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입장 발표 중 웃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항공업 상황도 좋지 않다. 항공사 간 경쟁 심화, 출국자 수 둔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화물 수요 감소, 일본 여행 불매운동 등의 영향으로 항공업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규 회장은 이와 관련해 한국 여권 보유율이 40%가량이라는 것을 언급하며 “여행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들 ‘경제가 어렵다, 앞으로 더 어려워질 거다’라고 걱정하시는데, 그럴 때가 가장 좋을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방만 경영 해소가 당장의 과제로 지목된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대우건설·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한 여파로 아시아나항공이 부실의 늪에 빠진데다, 경영 비효율 요소가 적지 않아서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들어 일등석 폐지·비수익 노선 운휴 등 효율성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경영학부)는 “항공업이 현재 어려운 국면이긴 하나 대외 여건이 나아지면 다시 정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방만하게 경영된 부분에 대한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 등 체질 구조 개선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몽규 회장은 “이번 인수로 에이치디씨그룹은 항공산업과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 걸음 도약하게 될 것”이라며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력 구조조정보다 더 좋은 방안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까지 (구조조정은) 생각을 안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애경그룹은 “경쟁자이자 동반자로서 아시아나항공이 이른 시일 내에 경영정상화를 이뤄 항공산업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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