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 압도적 승리 못할 가능성
임시주총 '연장전' 전망도 나와
임시주총 '연장전' 전망도 나와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의 분수령은 오는 3월 말 열릴 한진칼 주주총회지만, 여기서 어떤 결론이 나든 분쟁 자체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조현아 전 부사장 쪽이 이번 주총에서 패배하더라도 추가 세 확보를 통해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며 ‘연장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증권가에선 이번 주총이 경영권 분쟁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쪽과 조현아 전 부사장·케이씨지아이(KCGI)·반도건설 주주연합의 지분 차이가 미미한 터라 주요 주주들이 다시 합종연횡하면서 또다시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부장(자산리서치부)은 지난 2일 낸 보고서에서 “한진칼 주총에서 어느 한 편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향후 한진칼 지분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내다봤다.
경영권 분쟁에 참여한 주요 주주들이 오는 주총에서 행사할 의결권 지분이 확정된 주주명부 폐쇄일(지난해 12월26일) 이후에도 지분 매집에 나선 건 ‘분쟁 연장전’ 예상에 설득력을 높이는 근거 중 하나다. 조현아 부사장 쪽에 선 반도건설 쪽(한영개발)은 주주명부가 폐쇄된 이후인 지난달 6일 한진칼 지분 4만7525주(0.08%)를 추가로 사들였다. 지난해 12월 지분 1%를 보유했다고 스스로 공개한 카카오도 올해 들어 한진칼 주식을 더 사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 쪽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현재 정확한 보유 지분율은 밝힐 수 없다”고만 했다. 지분 5% 미만 주주는 지분 변동 사실을 공개할 의무는 없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대형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조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이사 연임에 성공하면 2년 임기는 보장되겠지만 주총 이후는 분쟁 당사자가 지분을 매각하고 나가지 않는 이상 경영권 분쟁은 언제고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