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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난기류 앞’ 한진칼 경영권 다툼 격화

등록 2020-03-17 18:31수정 2020-03-19 15:30

27일 주총 앞두고 여론전 가열

조원태쪽 “주주연합 허위공시 혐의”
주주연합, 사우회 의결권 차단 나서

대한항공 신용강등 위기 속
제때 대응 기회 놓치나 우려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27일 주주총회가 임박하면서 한진칼 경영권 다툼의 양 당사자간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코로나19로 한진칼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하는 등 경영상 어려움이 급격히 커지는 상황에서 경영권 다툼 탓에 적기 대응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조원태 회장이 이끄는 한진칼은 17일 금융감독원에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구성된 ‘주주 연합’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다며 조사요청서를 제출했다. 주주연합이 허위 공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등의 위법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월10일 기준 반도건설 보유 지분 8.28% 중 5%를 초과한 3.28%에 대해 주식처분명령을 내려달라고도 한진칼은 당국에 요구했다.

업계와 시장에선 한진칼의 이번 조사 요청은 주총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여론전의 하나로 본다. 당국이 실제 조사에 착수해 주총 전 결론을 내길 기대한다기보단 주주연합의 약점을 들춰내 조 회장 쪽과 주주연합 어느 쪽에도 서지 않은 소수 주주들과 기관투자자들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의결권자문기구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게 목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금융 당국이 주총 전에 혐의점을 규명하는 데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

이런 여론전은 주주연합도 뒤처지지 않는다. 지난 12일 조원태 쪽 우호 세력인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의 의결권 행사를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이달 초에는 수년 전에 대한항공 임원이 연루된 리베이트 사건을 공론화에 나서기도 했다. 조 회장의 무능력을 강조하기 위해 그의 학력을 문제 삼는 주장도 편 바 있다.

진흙탕 수준의 공방 속에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한 예로 전체 124개 노선 중 89개 노선은 운휴에 들어갔고 운항 중인 노선도 감편 운항 중이다. 보유한 145대 여객기 중 100대 남짓은 운항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과 13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기관들이 잇달아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을 내비친 것도 이런 사정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이미 이 회사는 최근 3년 간 부채비율이 557%(2017년 12월)에서 922%(2019년 9월말)로 뛰어오를 정도로 재무 상황이 나쁘다. 통상 200%를 적정 부채비율로 본다.

대한항공 재무 사정에 밝은 산업은행 전직 간부는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경영진은 경영권 보호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자본 확충을 위해) 대규모 자산매각과 증자 등의 비상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신용평가기관의 임원은 “경영권 분쟁을 하더라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회사가 정상 운영될 수 있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이미 대한항공의 실적 전망을 크게 내려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0일 대한항공의 올 1분기 예상 영업손실을 920억원으로 추산하며, 한 달 전에 내 놓은 전망(영업이익 1천억원)을 급변경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사업 제휴 등을 이유로 한진칼 지분 1% 가량을 매입한 뒤 올해 초 추가로 주식을 사들인 카카오 쪽이 최근 지분 상당수를 매각한 배경에도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녹록지 않은 대한항공의 경영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주 신민정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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