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계약 체결 뒤 지난해 영업손익 정정반복
3년간 외부감사 맡은 삼일회계법인도 부적정 지적
부채인식 적정성 두고도 해석차
3년간 외부감사 맡은 삼일회계법인도 부적정 지적
부채인식 적정성 두고도 해석차

그래픽_김승미
3월19일 공시된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를 보면, 외부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내부회계 관리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냈다. “정비 비용을 적시에 반영할 수 있는 통제활동을 설계하지 않았고, 항공기 리스(임대) 회계처리 정확성을 검토하기 위한 충분한 통제장치를 하지 않았다”라는 이유를 들었다. 내부회계관리 감사는 기업의 회계 관련 내부통제 장치가 적절히 갖춰졌고 잘 작동되는지를 따지는 작업으로, 작성된 재무제표의 타당성을 따지는 일반 회계감사와는 별개다. 2017년부터 3년 내리 아시아나항공의 외부감사를 맡은 삼일의 지적은 감사를 받은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선 뼈아픈 대목이다. 현산은 지난 9일 재협상 요구를 담은 보도자료에 이 대목을 짚으며 “재무제표의 신뢰성이 의심스럽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쪽은 10일 <한겨레>에 “회계부실과는 직접 관계가 없는 내용이다. 리스부채를 자동 인식할 수 있는 시스템은 구축 중”이라고만 밝혔다. ■ ②정정공시 반복된 영업손익
아시아나항공 설명과 달리 통제장치 부실이 인수가 산정에 중요한 정보인 영업손익 산정에도 영향을 미친 정황이 뚜렷하다. 인수 계약(12월27일) 직후인 지난해 12월30일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도 영업손익 ‘전망’을 공시한다. 이를 보면 당기순손실은 5007억원이었다. 하지만 회사가 작성한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 수치는 꾸준히 바뀌며 정정공시를 두차례(올해 2월12일, 3월4일)나 냈다. 최종 확정된 당기순손실액은 7627억원이었다. 외부감사인이 영업손익 산정 오류를 지적하며 수정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은 적정 의견을 받지 못했을 공산이 높다. 아시아나 쪽은 “의도적으로 손실 규모를 적게 산정한 것이 아니다. 외부감사 과정에서 (손실을) 추가 확인됐고 이를 장부에 반영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 ③ 리스부채에 대한 인식 적정성
현산은 계약 체결일 이후 급증한 부채도 문제 삼았다. 상당액은 코로나19로 여객이 크게 줄며 현금 사정이 나빠지면서 빌린 급전(기업어음 발행 등)이나 국책은행의 자금 지원이 차지한다. 문제는 이 뿐만 아니라 회계 처리 문제와 맞닿아 있는 부채 증액분도 적지 않다는 데 있다. 지난 3월 공시된 2019년 말 기준 별도 기준 부채는 11조3800억원으로 인수 계약 당시 참고한 2019년 6월 말에 견줘 2조8천억원이 증가했다. 리스부채(1조5700억원)와 충당부채(4600억원)가 추가로 장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쪽은 “회계기준 변화에 따른 부채 증가로 현산도 아는 내용”이라고 말한다. 2019년 이전까지는 항공기 임대(운용리스)와 관련해 임대료(리스료)만 비용으로 장부에 반영했지만, 지난해부턴 새 회계기준(IFRS16)이 도입되며 운용리스 자체도 자산과 부채로 잡아야 했다. 비싼 항공기를 빌려 쓰는 항공사들은 부채와 부채비율이 커지게 된다. 현산 쪽은 회계기준 변화 효과를 염두에 두더라도 부채 증가폭이 미심쩍다고 본다. 한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10일 현산의 의문 제기에 답하는 대신 “향후 공문 발송이나 보도자료 배포가 아닌 협상 테이블로 직접 나와 협상에 임해달라”고 요구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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