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 17일 오전(현지시각) 경찰 당국자가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버지니아/AP 연합
경찰 수사결과 발표
미국 현지 경찰은 17일 오전(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건의 범인이 한국 국적의 미국 영주권자 조승희(23·영문과4)씨라고 공식 발표했다. 경찰은 “조씨가 (1~2차 범행의) 범인이라고 추정하는 게 상당히 타당하다”며 “조씨는 한국인이며, ‘외국인 거주자’(영주권자)로 미국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회견에서 기자들의 요청에 따라 미국 영주권자인 조씨의 이름을 여러 차례 발음하면서 그의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은 일단 조씨가 혼자 기숙사에서 총기를 난사한 뒤 강의실로 이동해 2차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총탄 실험 결과, (2차 총격이 일어난) 노리스홀에서 쓰인 총탄이 역시 (1차 기숙사 총격 때) 사용됐다”며 “공범이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지만,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가 외톨이여서 그에 관한 정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경찰관의 말을 인용해 “조씨의 지문이 총격에 사용된 권총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멘 가방 안에 지난달 글락 9㎜ 권총을 산 영수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총기난사 자체는 조씨의 단독범행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무기와 총탄의 기숙사 반입 등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는지 조사하고 있다.
사망자들은 노리스홀 2층에 있는 최소 4개의 강의실과 계단 통로에서 발견됐고, 조씨도 강의실 안 희생자들 속에서 발견됐다. 사망자는 신원확인을 위해 검시소로 옮겨졌으며, 희생자 명단은 신원이 모두 확인된 뒤 발표되고 가족에게도 통보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이 범인을 공식 발표하자 <시엔엔>(CNN) 등 미국 언론은 경찰 기자회견을 생중계하면서 범인이 조씨라고 자막을 넣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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