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22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 예비경선에서 승리한 뒤 딸 첼시의 축하를 받고 있다. 필라델피아/AP 연합
2008 미국 대선
펜실베이니아서 완주 발판…자금부족에다 장기경선 책임론 ‘고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조기퇴출만은 면했다. 힐러리는 22일(현지시각) 실시된 민주당 펜실베이니아주 예비선거에서 55%를 득표해 45%를 얻은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게 10%포인트 차이의 승리를 거둬 희망의 끈을 이어갔다. ▶관련기사 19면
힐러리의 승리는 막판 여론조사에서 6~8%포인트 정도 우위를 보인 것보다는 큰 차이를 보였다. 힐러리는 “우리는 세 배나 돈을 많이 쓴 상대후보에 맞서 승리했다”며 “여러분들이 목소리를 내 여러분 때문에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막판 뒤집기 희망을 나타냈다. <뉴욕타임스>도 “힐러리가 명백한 승리를 거둬, 경선을 계속할 합당한 이유를 찾았다”고 이날 승리를 평가했다.
힐러리 진영은 펜실베이니아라는 대형주에서 승리함으로써 11월 본선에서 최대 격전장이 될 대형주와 스윙주에서 오바마보다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힐러리의 이번 승리는 △주지사 등 당원들의 적극적인 지지 △힐러리 집안의 지역 연고 △백인 노동자와 가톨릭층의 압도적인 지지에 힘입은 것이다.
그러나 힐러리의 이날 승리는 분위기 반전에 필요했던 15~20%포인트 차이의 압승과는 거리가 있다. 오바마의 말실수 등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거짓말 때문에 차이를 더 벌리지 못했다. 8월 전당대회까지 완주의사를 다시 밝혔음에도, 그의 고민이 깊어가는 이유다.
특히 힐러리는 선거자금에서 현실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연방선거위의 지난달 말 집계를 보면, 힐러리는 이미 적자를 기록한 반면 오바마는 4200만달러를 확보해 느긋한 상황이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오바마는 공세적인 광고비로 1120만달러를 지출했지만, 힐러리는 480만달러밖에 지출하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힐러리가 넘어야 할 벽은 경선 장기화에 따라 민주당이 입을 타격에 대한 책임론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5개월간의 선거운동 기간 중 가장 비방이 난무한 선거로 지목된 펜실베이니아 예비선거의 가장 큰 패자는 민주당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종간, 성별, 가치지향에 따른 당내 분열과 알력이 심화됐다. 여론조사 결과 힐러리가 후보가 될 경우 오바마 지지자 가운데 세 명 중 한 명은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표시했고, 오바마가 후보가 될 경우엔 이보다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6일의 노스캐롤라이나(대의원수 115명)와 인디애나(72명) 예비선거의 결과가 힐러리의 앞날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전망한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다음달 6일의 노스캐롤라이나(대의원수 115명)와 인디애나(72명) 예비선거의 결과가 힐러리의 앞날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전망한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