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수화물 폭발 사건이 발생한 오스틴 인근 페덱스 물류창고 주변에 접근 차단선이 설치돼 있다. AFP 연합뉴스
이달 내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을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 폭탄 테러 용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에이피>(AP) 통신은 21일 새벽(현지시각) 경찰 특공대가 포위망을 좁혀오자 용의자가 스스로 폭탄을 터뜨려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용의자의 차를 미행하다가 한 호텔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 지원 인력을 요청했으며, 그가 차를 다시 움직이려 하자 제지했다고 한다. 그 직후 용의자가 차 안에서 폭탄을 터뜨렸다고 설명했다.
오스틴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을 24살 백인 남성이라고만 공개했다. 범행 동기는 밝혀진 바가 없으며, 연쇄 폭탄 공격을 모두 그가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날 6번째 폭발물이 터지면서 오스틴 시민들은 극심한 공포에 떨어야 했다. 20일 저녁 오스틴 남부의 중고 상점인 굿윌 스토어에서 폭탄이 터져 30대 남성이 크게 다쳤다. 기부 물품을 파는 이 상점 직원은 상자에서 물건들을 꺼내다가 폭발로 상처를 입었다.
이날 새벽 1시께에는 오스틴과 가까운 샌안토니오 외곽의 페덱스 물류센터에서 컨베이어벨트에 있던 소포가 폭발해 직원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또 이날 아침에는 오스틴공항의 페덱스 물류센터에서 폭발물이 든 상자가 발견됐다.
하루에만 폭발물 3건이 터지거나 발견되면서 가뜩이나 연쇄 폭발로 긴장한 시민들이나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수사당국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일 이후로 오스틴을 중심으로 주로 소포로 위장된 폭발물 6건이 터졌다. 터지지 않고 발견된 폭발물까지 포함하면 7건이다.
용의자가 지난 18일 페덱스 지점에서 소포를 부치는 모습을 담은 CCTV 화면. 사진 출처: CBS
연쇄 폭발은 지난 2일 오스틴 북서부에서 집 앞에 놓인 소포를 열어보려던 30대 남성이 숨진 게 시초다. 20일까지 6건의 폭발로 모두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폭발물은 모두 사제 폭탄으로, 4번째까지는 모두 주택가에서 폭발했다.
경찰은 페덱스에 소포 배달을 의뢰한 인물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용의자에 대한 단서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시비에스>(CBS) 방송은 오스틴 남부의 페덱스 지점에 용의자가 지난 18일 저녁 소포 두 개를 맡기는 장면이 담긴 폐회로텔레비전(CCTV) 장면을 공개했다. 이 방송은 두 개의 소포가 20일 폭발하거나 배송 단계에서 발견된 것과 같다고 보도했다. 사진을 보면, 용의자는 가발을 쓴 듯하고 손에는 장갑을 끼고 있었다.
한편 연방수사국은 범인이 만든 폭탄이 발견되지 않은 채 배송되거나 설치돼 있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