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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국내선 인기없는 이슬람 스타

등록 2006-12-15 11:06수정 2006-12-15 11:41

이번 달 이란에서는 지방선거와
국가지도자운영회선거가 동시에 열린다.
이란의 개혁파와 부수파는 두 선거에서 다시 격돌한다.
Le Monde diplomatique

민주화와 개방을 요구하는 개혁파는 물론, 빈곤층도 현재의 보수파 정권에 등을 돌리고 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빈부격차 문제가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의 선거제도는 개혁파에 절대 불리하다. 핵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대치하고 있는 것도 보수파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8년 임기에 전원 성직자로 구성되는 86명의 국가지도자운영회는 최고지도자를 지명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지니고 있다.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67)가 유고가 될 경우 그의 후계자를 뽑는 것도 이 기구의 몫이다. 이번 선거가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번 선거에서 알리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추종자인 개혁파가 아마디네자드의 보수파에 도전장을 낼 예정이지만, 보수파들은 이미 이슬람교에 대한 부적합성을 이유로 내세워 자유주의 성직자들을 후보에서 탈락시키는 데 성공했다.

같은 시기 지방선거도 실시된다. 지방선거는 집권 1년 반을 맞는 아마디네자드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띨 것이다.

2004년 이란 총선에선 보수파가 승리했다. 혁명수호위원회가 ‘이슬람 율법 위반’이란 이유로 개혁파의 대부분을 사전에 탈락시켰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선에선 지명도가 높지 않았던 아마디네자드가 승리했다. 그의 당선은 이른바 ‘모스타자핀(가난한 계층)’의 지지에 힘입었다. 이들이 그를 선택한 건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의 두 차례 임기(1997~2005) 동안 부동산 폭등, 공무원 봉급 재평가 등으로 중·상층만 더 잘살게 됐다는 불만 때문이었다. 보수파와 빈곤층의 동맹이 아마디네자드 승리의 기반이었다. 당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빈곤 타파를 외치며 부유층 마피아를 비난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집권한 뒤 개혁파 매체 〈샤르그〉를 폐간하고 대학 교수는 물론 총장·학장에 이르기까지 개혁파 인물들을 해직했다. 외부세계와 접할 수 있는 주택가의 파라볼라 안테나는 철거됐다. 인터넷은 중국의 검열기술로 100% 거르고 있다.

빈부격차 여전 지지 낮아
현 대통령에 개혁파 도전
미국 위협에 보수파 유리

현 정권은 개혁파의 분쇄엔 성공했지만 빈부격차 해소엔 실패했다. 그를 지지했던 빈곤층은 실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조직이 없어 효율적인 저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디네자드가 비록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지만 이슬람 세계에서는 아직 대단한 존경을 받고 있다. 그가 이스라엘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유대인 대량학살을 부인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무슬림 세계의 대변자 구실을 자임하겠다는 의도다. 석유에 목마른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유엔 안보리의 제재나 미국의 침공도 견제할 수 있다.

보수파들은 미국의 개입이 되레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해줄 뿐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권이 대대적인 민중의 저항에 부닥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이 공격하면 정권은 국수주의 카드를 꺼낼 것이고 개혁파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다.

알렉상드르 르루아-포낭/연구원, 언론인

Le Monde diplomatique

<한겨레>는 독자에게 다양하고 깊이 있는 국제뉴스를 제공한다는 뜻에서, 프랑스의 국제관계 전문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한국판 기사 가운데 일부를 골라 매달 한 차례씩 싣는다. 프랑스의 권위지 <르몽드>의 자매지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세계 56개 나라에서 22개 언어로 발행되고 있으며, 미국과 차별적인 시각에서 세계 지성의 흐름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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