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지르가 공격 가능성 언급
아프가니스탄 민간 병원 의료진이 한국인 인질을 억류한 탈레반 조직 일부에 5일 밤(한국시간 6일 새벽) 의약품을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인질 치료를 위해 가즈니주에 온 카불의 와하즈 병원 관계자는 6일 연합뉴스와 간접통화에서 "탈레반이 전화통화로 구체적인 약품명을 지정해 이를 공급해달라고 요청, 이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항생제, 비타민B 복합제, 신경안정제, 진통제 등 1천200달러 어치의 의약품을 탈레반 대원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떤 약품이 필요한지 탈레반이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에 "한국인 인질 중 의사가 있어 이 인질이 환자의 상태를 보고 약품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전달된 약품도 이 한국인 인질 의사가 처방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앞서 5일 와하즈 병원 측이 미리 약속된 카라바그의 사막지역에 약품을 두고왔다고 보도했었다.
민간병원 원장인 모하마드 하심 와하지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의 요구에 따라 이날 가즈니주 카라바그 사막지역에 항생제와 진통제, 비타민제, 심장약 등 1천200달러 이상의 의약품을 두고왔다고 말했다.
와하지 원장은 이어 탈레반에 잡혀 있는 한국인들 가운데 이번에 전달된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의사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것(의약품 전달)은 커다란 성과"라면서 인도적 문제이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의약품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연합뉴스와 간접통화에서 "9일 카불에서 열리는 파키스탄-아프간 `평화 지르가'는 미국이 주도한 행사로 이에 참석하지 말라"며 "지르가 행사를 공격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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