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오른쪽)이 아내와 아이와 함께 있는 모습. 중국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가 제공한 이 사진의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천광청 가택연금서 탈출|기적같은 탈출기
200번 넘게 쓰러진 뒤 마을 탈출
의심피하려 아내는 집에 남겨
2m 깊이 굴 팠다가 발각되기도
200번 넘게 쓰러진 뒤 마을 탈출
의심피하려 아내는 집에 남겨
2m 깊이 굴 팠다가 발각되기도
지난 21일 밤, 천광청은 감시가 잠시 소흘해진 틈을 타 산둥성 린이시 동스구촌의 집을 빠져나왔다.
앞을 못보는 천은, 4년의 감옥 생활과 19개월의 가택연금으로 쇠약해진 몸으로 당국이 그를 세상과 격리하기 위해 세운 높은 담장을 기어올랐다. 20시간 동안 8겹의 포위망을 뚫고 필사적으로 도주한 끝에 그는 탈출을 도와주기로 약속한 난징의 여성 인권운동가 허페이룽과의 접선 장소에 도착했고, 허의 차를 타고 베이징으로 향했다.
천광청의 ‘기적같은 탈출’은 위험을 무릅쓴 지원자 5명의 도움으로 가능했다고 미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지난 몇달 동안 외부와 단절된 채 폭력과 학대에 시달리면서도 그는 계속 탈출 계획을 세우고 탈출을 시도했다. 집 근처에 2m 깊이의 굴을 팠다가 발각됐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너무 쇠약해져 걷지도 못하는 것처럼 보이고, 사라져도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몇달 동안 침대에 누워서 지냈다. 탈출하기 전날에는 휴대전화로 몰래 지지자들과 탈출 계획을 의논했다. 감시자들을 안심시키려고 그의 아내는 집에 남았다.
천은 “홀로 개울과 강을 건너면서 200번 넘게 넘어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일어나 마을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고 지난주 베이징에서 그를 만난 인권운동가 후자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전했다.
22일 베이징에 도착한 뒤 천은 지지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사흘 동안 숨어지냈다. 결국 그와 지원자들은 중국에서 유일하게 안전한 장소는 미국대사관뿐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26일 오후 대사관으로 향했다. 후자는 천이 미국대사관진입에 성공하면 보내기로 암호로 정한 문자메시지를 27일 받았으며, 천이 안전하게 들어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26일 감시자들은 천의 탈출을 알아냈다. 탈출을 도운 허페이룽과 베이징에서 은신처를 제공한 궈위산은 현재 외부와 연락이 두절돼 구금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천의 형도 체포됐다. 후자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천의 탈출에 대해 얘기한 뒤 28일 공안에 끌려갔다고 그의 아내가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중 강제 산아제한 고발한 인권변호사 천광청은 누구?
5살때 시력 잃은뒤 독학
변호사 된 뒤 인권운동
4년3개월 복역뒤 연금 천광청은 중국 당국이 ‘한 자녀 정책’을 빌미로 저지르는 강제 불임수술과 낙태수술 등 폭력적 권력 행사를 고발해온 인권변호사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여러차례 그의 석방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왔고, 지난해 중국을 방문한 미국 배우 크리스천 베일이 그를 만나러 갔다가 공안에 쫓겨나는 등 미국에선 중국 인권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다. 5살 때 열병을 앓아 시력을 잃은 뒤 시각장애인 학교에서 독학으로 법률을 공부했다. 한때는 장애인과 농민들에 대한 법률 지원활동을 벌여 관영언론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2005년 산둥성 린이시 관리들이 한 자녀 정책을 강요해 여성들에게 강제로 불임수술을 시키고 만삭의 임신부까지 강제로 낙태수술을 시켰다는 수천명의 피해 사례를 폭로하고 소송을 제기하며, 그는 정부의 ‘눈엣가시’가 됐다. 당국은 2006년 ‘공공기물 파괴죄’와 ‘군중 선동 교통질서 교란’ 등의 죄목을 씌워 그에게 4년3개월 형을 선고했다. 2010년 9월 형을 마치고 출소했지만, 당국은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70~80명의 공안과 감시인들이 집을 포위한 채 그의 가족을 24시간 감시했다. 감시자들은 한때 천광청의 7살난 딸이 학교에 가는 것도 막았고, 이후에는 3명의 감시자가 아이의 통학길을 감시했다. 그는 탈출 뒤 해외 화교사이트 보쉰을 통해 공개한 동영상에서 지방관리들이 자신과 가족의 자유를 빼앗은 것은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원자바오 총리를 향해 법에 따라 관리들의 범죄를 처벌하고 가족들의 안정을 보장하고 부정부패를 처벌해줄 것을 요구했다. 감시자들이 천의 아내를 발로 차고 폭행해 광대뼈를 부러뜨렸고, 천의 모친까지 마구 구타했다고도 했다. 천은 “친애하는 원자바오 총리, 너무나 어렵게 나는 탈출했습니다”라며 “나의 어머니, 아내, 아이는 여전히 그들의 손아귀에 있고 미친 보복을 당할지도 모른다”라고 우려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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