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버니 프랭크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워싱턴 의사당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프랭크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 벤 버냉키 연준 의장, 다른 의회 지도부와 함께 월가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대책 마련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
“미봉책에 불과” 위기해소 가능성에 여전히 의문
재정적자 확대 우려…달러가치 하락·유가 급등
재정적자 확대 우려…달러가치 하락·유가 급등
| |
근본적으로 7천억달러로 지금의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여전히 시장을 압도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초조해하는 투자자들이 (7천억달러의) 펀드가 설정된다고 하더라도 금융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더 추가돼야 불을 끌 수 있지 않냐는 것이다. ‘채널 캐피털 리서치’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도그 로버츠는 “사람들이 이게(구제금융) 가야 할 먼 길의 미봉책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파산에 내몰린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에 대한 구제금융 이후 모두 1조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시장의 새로운 불안거리로 등장했다. 22일, 9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유로 대비 2.3% 하락)을 보인 달러가치는 최근 눈덩이처럼 불어난 구제금융으로 비롯된 재정적자 확대 우려 탓이다. 미국 정부의 구상대로 구제금융안의 큰틀이 의회를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월스트리트’는 재정적자란 새로운 근심거리를 떠앉는 셈이다. 달러가치의 급락은 지난 7월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하룻만에 15%(16.47달러)나 폭등하는 데 기름을 부었다. 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원자재에 투자자들이 몰린 탓이다. 하지만 원자재 시장 또한 금융시장의 급변동에 따라 얼마든 출렁일 수 있다.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안에 환호하기엔 금융시장이 기반한 실물경제의 어두운 그림자 또한 너무 크다. 높은 실업률·인플레이션·무역적자를 겪고 있는 미국경제는 국내총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마저 주택 가격 하락으로 크게 위축된 상태다. <블룸버그 뉴스>는 “구제금융안이 경기후퇴마저 구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0년은 돼야 세계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이는 혼돈에 빠진 금융시장을 덮은 먹구름이 걷히는 데 상당한 세월이 걸릴 것임을 예고한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