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7주년을 이틀 앞둔 9일,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된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프리덤 타워’ 건립을 위한 기초공사가 한창 벌어지고 있다. 541m 높이의 프리덤 타워는 2013년 완공될 예정이다. 뉴욕/연합뉴스
[9·11 테러 7돌]
알카에다 ‘반미 성전’ 촉구
알카에다 ‘반미 성전’ 촉구
알카에다 위협 영상·음성 공개 건수
“파키스탄도 빈라덴 비호…미, 알고도 속아”
아랍권 “이라크 등 침공 위한 십자군 전쟁” 2001년 9·11 테러 뒤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서 제 1의 목표였던 알카에다는 지금 건재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은둔 중인 오사마 빈라덴을 대신해 알카에다를 주로 관리하고 있는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8일 이란 등에 적극적인 대미 적대정책을 촉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9·11 이후 알카에다 단독으로 이뤄진 서방 세계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규모 단체들을 서로 연계·조직하고 인터넷 등으로 자원들을 발굴해 훈련시킨다는 면에서 알카에다의 지위는 건재하다고 보고 있다. 미 국방부의 시스 존스 고문은 지난 6월 <뉴욕타임스>에 “지금 알카에다는 미국에게 9·11 테러 당시와 비슷한 위협”이며 “(지난 7년 동안) 단지 기지만 약 400㎞ 옆으로 옮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빈라덴을 잡겠다는 미국의 작전도 오리무중이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브루스 리델 전 남아시아 전문가는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을 빈라덴이 있을 “완벽한 장소”로 꼽긴 했지만 “그가 어디있는지에 대해 우리(중앙정보국)가 티끌만한 정보도 없는 게 사실”이라고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털어놨다. 더욱이 빈라덴은 아프간의 탈레반은 물론이고 파키스탄 정보부의 비호도 받고 있을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0일 전했다. 접경지역의 정치인인 아프라시아브 하타크는 파키스탄이 미국의 지원금을 받을 때만 알카에다의 2급 간부들을 잡도록 돕고 있다며 “미국도 알면서 속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이 덜커덕 거리는 큰 이유는 이라크 침공 때문이다. 미국은 9·11 뒤 첫 아프간 공습 때 토라보라에서 빈라덴을 거의 잡을 뻔했으나, 2002년 아프간의 주요 대테러 자원을 이라크로 이동시켰다.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 부국장은 “이라크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선택이었다. 우리가 취한 전략 중 가장 안 좋은 것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밝혔다.
이라크 침공은 테러와의 전쟁이 결국 아랍 세계에 대한 공격이었다고 무슬림이 믿게 만든 가장 큰 근거라고 <뉴욕타임스>는 9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테러와의 전쟁이 무슬림에 대한 십자군 전쟁이 아닌 ‘테러리즘’에 대한 전쟁이라는 워싱턴 지도부의 생각이 다른 세계에선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전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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