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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포경선 충돌에 등터진 ‘일본 고래잡이’

등록 2010-01-08 18:56수정 2010-01-08 23:04

“연구하고 남은 고래 아까워 먹는다”
“연구용 가장한 식용 고래잡이다”
연간 1200마리 중 1만톤 식용 확보 추정
“연구용으로 쓴 고래를 먹는 게 문제냐?”

고래잡이를 계속하고 있는 일본의 논리다. 반면 고래보호 단체 등은 “연구용으로 가장한 식용 고래잡이다”라고 반박한다. 이런 타협하기 어려운 논리는 지난 6일 남극 코먼웰스만 인근 해역에서 물리적 충돌로 이어졌다. 해양생물 보호단체인 ‘해양보호목자협회’(Sea Shepherd Conservation Society) 소속 최첨단 쾌속정 ‘애디 길’호가 일본 고래연구소(ICR) 소속 포경선을 호위하던 ‘쇼난 2호’와 충돌한 뒤 좌초한 것이다.

양쪽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포경활동을 방해하던 환경단체 쪽은 “쇼난 2호가 물대포를 쏘고 의도적으로 충돌했다”며 고래잡이 저지를 절대로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포경에 나섰던 고래연구소 쪽은 “애디 길호가 갑자기 속도를 줄여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며 “우리 선원에게 위험한 레이저를 쏘고 포경선의 키에 대형 밧줄을 던져 얽어매려 하는 등 먼저 공격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 환경단체는 포경선을 고의로 들이받거나 악취탄을 던지는 등 공격적 포경저지 활동으로 일본 쪽의 반발을 사왔지만, 지난 6년간 수백마리의 고래를 살려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단체가 할리우드 사업가 애디 길의 지원을 받아 제작한 약 150만달러 가치의 최첨단 ‘애디 길’호는 충돌사고 뒤 다른 선박에 끌려나오다가 연결선이 끊어지면서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 당국은 7일 진상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일본의 고래잡이에 새삼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상업용 고래잡이는 1986년 멸종방지 등을 위해 연구용을 제외하고 금지됐지만, 일본은 고래를 잡아 개체수 등을 연구하고 남은 고기가 ‘아까우니’ 먹는다고 설명한다. 일본에서 고래고기를 먹는 전통은 선사시대인 조몬·야요이시대까지 올라간다. 에도시대부터는 상업포경이 시작돼 상품화되고 서민에게도 친숙해졌다. 2차대전 패배 직후엔 쉽게 확보 가능한 단백질원으로서 주목받았다. 밍크고래의 가슴과 꼬리 부위에서 나온 살코기가 회와 샐러드 등으로 귀하게 취급된다.

사실 일본에선 고래고기 인기가 이전에 비해 시들하다. 하지만 이런 오랜 전통 때문에 일본에선 한국의 개고기처럼 문화의 문제로 여기고, 포경을 비판하는 외국의 시각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 일본은 남극지역에서 한해 약 1200마리를 잡고 있다.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는 공식적으로 상업용 포경을 하고 있는 국가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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