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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술은 소독약, 쓰레기봉투는 방호복…일본 ‘코로나 난국’

등록 2020-04-29 13:54수정 2020-04-29 20:21

정부, 알코올 70% 이상 술 면세 검토
소독약 부족 의료기관 등 싸게 공급
121명 양성판정 시설은 방호복 없어

검사 부족에 아베 “의사 판단” 되풀이
탈세업체 ‘아베노마스크’ 납품 파문도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서 28일 일본 하네다공항에서 항공사 직원들이 보호 장구를 쓰고 일하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서 28일 일본 하네다공항에서 항공사 직원들이 보호 장구를 쓰고 일하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코로나19 긴급사태’인 일본에서 소독약이 부족해 의료기관까지 독주를 소독약 대용품으로 쓰는 상황이 빚어지자, 아베 신조 정부가 독주에 세금을 면제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일본 후생노동성이 소독약 대용품으로 쓰는 도수 높은 술은 ‘비음용’ 표시를 하면 주세를 면제해주려 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소독약이 부족한 의료기관과 고령자 복지 시설이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독주를 구입할 수 있게 하려는 계획이다.

후생노동성은 이달 중순 코로나19 확산으로 알코올 소독액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나자 특례 조처를 발표해, ‘술’도 소독약으로 쓸 수 있게 했다. 알코올 농도 70% 이상으로 대상을 한정해 전국 의료기관에 방침을 전달했다. 이후 주류업체들이 알코올 농도가 높은 술인 ‘고농도 에탄올’ 판매를 시작했다.

일본 의료기관과 복지 시설 중에는 의료 장비와 용품 부족 때문에 쓰레기봉투를 방호복 대신 사용하는 등 분투 중인 곳이 상당수다. <아사히신문>이 최근 소개한 지바현 장애인 복지 시설 ‘호쿠소이쿠세인’이 대표적 예다. 입소자와 직원 최소 12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 시설에서, 직원들은 쓰레기봉투용 비닐봉지를 테이프로 붙여 방호복 대용으로 입고 일한다.

이 시설에서는 지난달 말 입소자 2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감염 환자는 경증이라도 입원 치료하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었으나, 병상 부족으로 경증 환자를 입원시킬 곳이 없었다. 고민하던 지바현은 이례적으로 경증 환자는 시설 입소 상태에서 치료를 받게 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직원과 의료진의 ‘사투’가 시작됐다. 감염 확산을 막으려 입소자 주거 공간과 소독된 공간을 분리했는데, 쓰레기통용 검은 상자를 쌓아 ‘경계’를 만들었다.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이 총체적 난국을 좀체 벗어나지 못하자, 국회에서도 아베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추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는 아베 총리에게 “검진을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는 현상”을 따져 물었다. 아베 총리가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환자는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답하자, 에다노 대표는 “2달 전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하루 2만건 검사를 ‘목표치’로 내걸었다. 25일 기준 후생노동성의 하루 검사 능력은 1만5600건에 머물고 있다. 전국 모든 가정에 천 마스크 2장씩을 배포하는 사업도 ‘아베노마스크’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오염되거나 훼손된 불량품이 잇따라 발견돼 납품 회사 4곳 중 2곳이 미배포분을 수거해 검품하고 있다. 납품 회사 중 한 곳인 ‘유스비오’는 관련 실적도 없고 대표는 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정부의 납품 계약 배경까지 의심받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천 마스크 배포는 다음달 안에도 완료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아사히신문>이 전망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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