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김영수의 사기그릇] 공직자의 맑고 흐림과 재산

등록 2010-09-06 18:36

춘추시대 초나라의 명재상 손숙오는 수십년에 걸친 관직생활 동안 세 번 파면되고 세 번 기용되는 곡절을 겪었다. 손숙오는 파면되었다고 원망하지 않았고, 다시 기용되었다고 기뻐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의 잘못 때문에 파면되지 않았음을 알았기에 원망하지 않았고, 자신의 능력으로 기용되었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기뻐하지 않았던 것이다.

손숙오는 평생 개인적으로 재산을 축적하지 않았으며 자식에게 자기 자리를 물려받지 못하게 했다. 이 때문에 손숙오가 세상을 떠난 뒤 후손들은 나무를 베어 생계를 유지해야 할 정도로 곤궁하게 살았다. 이를 보다 못한 연예인 우맹은 손숙오 분장을 하고 손숙오의 언행을 흉내냈다. 손숙오가 새삼 그리워진 장왕은 우맹에게 재상 자리를 주겠다고 했다. 우맹은 며칠 말미를 달라고 하더니 사흘 뒤 장왕에게 마누라가 초나라 재상은 할 자리가 아니라고 하더라며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렀다.

“탐관오리는 해서는 안 되는데도 하고, 청백리는 할 만한데도 안 하는구나./ 탐관오리가 되면 안 되는 것은 추하고 비천해서인데/ 그래도 하려는 까닭은 자손의 배를 불릴 수 있기 때문이지./ 청백리가 되려는 것은 고상하고 깨끗해서인데/ 그래도 하지 않으려는 것은 자손이 배를 곯기 때문이라네./ 그대여, 초나라 재상 손숙오를 보지 못했는가?”

청나라 말기의 이름난 청백리 임칙서는 “자손이 나와 같다면 재물을 남겨주어 무엇하겠는가? 유능한데 재물이 많으면 의지가 손상되기 쉽다. 자손이 나만 못하다면 재물을 남겨주어 무엇하겠는가? 어리석은데다 재물까지 많으면 잘못만 늘어날 뿐이다”라고 했다. 비상하게 돈 많은 우리 공직자들의 관심이 대체 어디 있는지 궁금해진다.

김영수 중국 전문 저술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