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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이슈논쟁] 지역발전 고려한 제대로 된 신공항이 필요하다 / 최치국

등록 2019-03-04 18:16수정 2019-03-04 19:21

최치국
(협)한국정책공헌연구원 원장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동남권 신공항 관련 발언으로 지역 신공항 관련 기사가 많아졌다. 대부분 중앙언론은 지역의 신공항 추진에 비판적이다. 그동안 지역의 신공항은 경제적 타당성 없이 정치적으로 결정됐고, 그 결과 고추 말리는 공항으로 전락해 세금만 낭비한다고 비난한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철도와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지역에서 인천공항으로 접근하기 쉬워, 앞으로도 지역 신공항은 수요 부족으로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현재 추진하는 지역 신공항이 또 다른 정치공항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한다. 덧붙여 “지역 주민은 수요가 있거나 말거나 신공항을 유치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기사도 있다.

우리나라 공항은 민간과 군이 함께 사용하는 공항을 포함해서 15개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신공항으로 울릉도공항, 흑산도공항, 제주제2공항,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 새만금공항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는 도심에 위치한 대구, 광주, 수원 등의 군공항 이전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들 신공항 건설과 군공항 이전 사업은 지역 간, 지역과 정부 간 갈등으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 이렇게 많은 공항을 왜 추진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지역에서 왜 신공항을 추진하는지 사회통합 차원에서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제주와 김해 공항을 이용해본 승객은 누구나 공항의 심각한 포화상태를 잘 알고 있다. 두 공항은 더 이상 항공 노선의 신설·증편을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래서 제주공항 이용객은 감소 추세로 돌아섰고, 김해공항 이용 권역에 있는 주민들은 인천공항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연구원이 2000년부터 매년 실시해온 항공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남지역에서 불가피하게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이 2018년 기준 약 570만명에 이른다. 이로 인해 부담하는 추가 교통비만 연간 6400억원이다. 교통비에 시간비용을 포함하면 연간 1조1200억원으로 향후 6년간 비용을 합산하면 신공항 건설비 약 7조4천억원을 초과한다. 지역 주민은 이런 막대한 비용을 지급하면서 왕복 약 10시간이 걸리는 인천공항을 이용하고 있지만, 관광이나 비즈니스 목적의 외국인이 인천공항을 이용해서 지역에 와주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고급 서비스 산업과 첨단 산업이 지역이 아닌 수도권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도권 공항으로 건설된 인천공항은 개항 18년 만에 국제선 여객 처리 세계 5위, 항공화물 처리 세계 3위 공항으로 발전했다. 인천공항은 자립할 수 있는 세계적 공항으로 더 이상 지역 주민을 볼모로 하는 육성 정책이 필요 없게 됐다. 특히 5차 공항개발중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2035년 국제선 수요가 인천공항의 최종수용능력 1억명을 초과하는 약 1억4100만명에 달한다. 인천공항의 수용능력을 초과하는 국제선 수요를 지역 공항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인천공항의 재난 시 대체공항이 국내 공항이 아닌 상하이 푸둥공항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같이 인천공항을 보완하는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이 필요하다.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국토부가 김해신공항을 추진하는 것은 국가나 지역 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다. 김해신공항은 김해공항 확장안에 불과하고, 공항시설법에 저촉되는 장애물의 존치로 안전하지 않고, 소음 영향이 8.5배나 증가해서 민원이 발생하고 심야 운항이 불가능하다. 국토부가 제시한 김해신공항의 건설비 약 7조원은 가덕 해안공항의 건설비와 유사하다. 지역 주민들은 소음 영향이 과다하게 늘어나고 안전하지도 않은 김해신공항을 누구를 위해 추진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도심에 위치한 군공항의 소음은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정도이기 때문에 군공항의 외곽 이전은 누구나 공감한다. 그런데 관련 지역에서 군공항 이전 후보지를 찾기가 어려워서 민간공항과 함께 이전하는 통합신공항 형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안공항이 언론에서 실패한 공항 정책의 단골메뉴로 제시되는 이유는 애초의 계획과 달리 민원으로 광주 군공항과 국내선을 무안공항으로 통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구의 통합신공항 추진도 마찬가지로 도심에 입지한 군공항을 외곽으로 이전하는 사업이다. 군공항 이전은 수요에 기반한 경제성도 중요하지만, 군공항에 인접한 시민의 생존권 보호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공항 정책은 지역 공항의 항공수요 급증과 항공 정책 변화 등을 반영하여 재정립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 공항이 너무 많아서 신공항이 필요 없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 일본은 103개, 미국은 1만9306개, 영국은 145개의 공항이 운영되고 있다. 인구밀도를 고려해도 우리나라의 공항은 적은 편이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의 국제공항을 거점공항으로 하향 평준화해 관리하는 것은 개선되어야 한다. 국제선 여객 1000만명 공항과 40만명 공항을 동일하게 거점공항으로 관리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제1공항에 대한 제2공항의 승객 처리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평균과 같이 42%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현재 국제선 기준 인천공항에 대한 김해공항의 승객 비율은 13%에 불과하다.

이제 더 이상 과거의 잘못된 정책으로 지역 신공항 정책을 왜곡하거나 외면해서 지역 주민의 분노를 치밀게 해서는 안 된다. 지역 주민의 경제적인 손실과 불편 해소,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다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자치발전을 위해서 신공항 건설은 지역과 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함께 책임져야 할 것이다.

<이슈논쟁> 지역 신공항 건설

지역 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현 김해공항의 활주로 옆에 활주로 1개와 국제선 청사를 추가해 2026년까지 확장된 김해신공항을 연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선거 뒤 만들어진 부산·울산·경남 쪽 검증단은 국토부의 안대로는 24시간 관문공항이 어렵다며 백지화를 요구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해신공항 건설의 기본계획안을 국무총리실에서 검증하겠다고 발언한 뒤로 파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대로 된 지역 신공항 건설 추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최치국 (협)한국정책공헌연구원 원장과 또 다른 선심성 공약으로 신공항이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는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항공경영학)의 글을 나란히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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