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무르익는 대세론 굳히기”
열린우리 “한나라 수구이미지 강화”
국민중심 “이젠 우리가 지역 대표”
열린우리 “한나라 수구이미지 강화”
국민중심 “이젠 우리가 지역 대표”
한때 충청권의 ‘맹주’였던 김학원 자민련 대표가 20일 한나라당과 합침에 따라, 이 지역의 5월 지방선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각 당은 저마다 상황이 유리해졌다고 ‘아전인수’격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나라당은 고무된 표정이다. 이번 통합이 충청지역에 한나라당 대세론을 확산시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판단하고 있다. 충청권 지지도가 다른 당보다 앞선 상황에서 자민련까지 합세해, 더욱 힘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김재원 기획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지역의 보수적인 이념을 대변하는 자민련을 흡수했다는 것은 지역 정서에만 기댄 국민중심당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의미있는 일”이라며 “한나라당이 충청권의 맹주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당 일부에서는 이참에 국민중심당까지 세력권 안에 끌어들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엄호성 전략기획본부장은 “조만간 당 지도부가 국민중심당 핵심층과 만날 것”이라며 “지방선거 전까지 가시적인 효과를 내 충청권을 확실히 다진다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국민중심당은 이번 통합으로 되레 판세가 유리해졌다고 주장하면서도 상황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이규진 국민중심당 대변인은 “이제 지역을 대표하는 정당은 국민중심당 하나로 정리됐다”며 “지역민의 의견수렴도 없이 한나라당에 간 자민련에 배신감을 느낀 지역민들이 국민중심당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나라당은 지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충청지역 국회의원들을 대거 빼내간 뒤 2004년 총선에서 실패했다”며, 이번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통합도 같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도 한나라당-자민련 통합에 대해 ‘나쁠 것 없다’며 인물론으로 민심을 잡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한 당직자는 “식물정당이었던 자민련과의 통합은 한나라당의 수구 보수적인 이미지만 강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한범덕 전 충북 정무부지사를 영입했다고 ‘맞불’을 놨다. 열린우리당은 조만간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도 충남지사로 영입할 예정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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