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민 공조론’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민주당에서 정계개편 방안으로 ‘헤쳐모여식 통합신당’이 아닌 ‘독자생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화갑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내 주류파 일각에서 ‘제3 지대 신당창당’ 노선에서 벗어나 민주당 스스로 독자생존을 모색해보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
현재 당내에서 정계개편의 시나리오로 가장 넓은 공감대를 확보한 방안은 열린우리당과 고건 전 총리를 아우르는 ‘헤쳐모여식 신당창당’.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통합신당이 무산될 가능성에 대비, 독자적인 대권후보를 내자는 독자생존론도 구체화되고 있다.
이는 정계개편의 주요 축인 여당과 고 전 총리의 지지율 하락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자칫 범여권 세력간 지루한 눈치보기가 장기화되면서 정계개편의 명분과 동력이 힘을 잃고 말 수도 있다는 우려에 근거하고 있다.
원내 핵심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범여권 신당창당은 정계개편에 냉소적인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며 "민주당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한 대표와 가까운 인사는 개인의견임을 전제로 "현 상황에서는 한나라당 후보의 대선승리가 유력하다"며 "결국 여당, 고 전 총리까지 포괄하는 신당이 한나라당에 패할 경우 애매모호한 정체성 때문에 야당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을 뿐더러 다음 기회를 노려볼 수도 없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최근 대표단 회의에서는 "민주당이 50년 역사와 정통성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 스스로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독자후보를 가시화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고 한다.
지난 23일 한 대표가 "헤쳐모여식 신당이 되면 대통령 후보를 정할 것이고, 나도 후보로 나서겠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당내 독자생존론의 움직임과 맥이 닿아있다.
독자생존론은 그러나 한 대표-정균환 부대표간 노선 갈등의 와중에 주류파 인사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만큼 한 대표의 당 구심력 강화 전략과 맞물려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비주류파인 정 부대표가 고 전 총리와 ‘상호보완’ 관계를 강조하며 중도세력 대통합 노선을 들고 나오자 `고 전 총리와의 경쟁관계'를 주장해온 주류파가 `민주당 정체성에 기반을 둔 독자생존론'을 거론하며 내부단속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 초선의원은 "현재로선 헤쳐모여식 신당창당 외에 다른 정계개편 방안을 고려할 수 없다"며 "독자생존론은 `당이 단합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을 달리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윤섭 기자 (서울=연합뉴스)
최근 비주류파인 정 부대표가 고 전 총리와 ‘상호보완’ 관계를 강조하며 중도세력 대통합 노선을 들고 나오자 `고 전 총리와의 경쟁관계'를 주장해온 주류파가 `민주당 정체성에 기반을 둔 독자생존론'을 거론하며 내부단속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 초선의원은 "현재로선 헤쳐모여식 신당창당 외에 다른 정계개편 방안을 고려할 수 없다"며 "독자생존론은 `당이 단합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을 달리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윤섭 기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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