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 부근의 음식점에서, 당 사무처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건배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삐걱대는 한나라 경선준비위
박근혜쪽 “이 전 시장 검증 의지 있나” 의문제기
손학규쪽 “이-박 위주로 불공정” 경선불참 시사
원희룡·고진화도 “두 진영 대리인들 빼라” 주장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가 삐걱거리고 있다. 당내 경선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는 이 기구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제외한 대선 주자들이 잇따라 불만을 터뜨리면서 경준위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경준위가 활동 시한인 다음달 10일까지 별 성과없이 끝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25일 대선 주자 조찬간담회 자리에서 “후보들이 대리인을 내세워 합의를 이루는 것이 과연 합법적인가. 공당으로서 절차가 필요하다”며 경준위 활동 자체에 의문을 던졌다. 내심 경선 일정을 미루길 원하는 박 전 대표로선 경준위의 후보 조기등록 합의에 불편한 심기를 표현한 것이자, 경우에 따라선 경준위 결정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다. 박 전 대표 쪽은 경준위의 검증 의지에 관해서도 강한 불신감을 표시해 왔다. 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경준위 산하 검증위가 이 전 시장 의혹을 유야무야 넘어가면 중대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쪽의 불만도 만만찮다. 26일 열린 손 전 지사 쪽의 참모회의는 경준위 불공정성을 성토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요청한 한 참모는 후보 조기 등록과 후보 검증 문제 등을 예로 들며 “경준위가 이명박-박근혜 두 유력 주자의 목소리만 챙긴다고 굉장히 섭섭해 하는 분위기였다”라고 전했다. 경선 불참을 시사하는 듯한 손 전 지사의 발언도 이런 캠프 기류를 반영한 것이다. 또다른 대선 주자들인 원희룡, 고진화 의원도 경준위 구성을 문제삼고 있다. 경준위에 대리인을 보내지 못한 고 의원 쪽의 조계원 보좌관은 “현재 경준위는 이명박-박근혜 쪽 사람로 채워져 마치 두 캠프가 위원회 안에서 대리전을 하는 것 같다”며 “각 캠프 대리인을 뺀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당파성이 없는 외부 인사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명박 전 시장 쪽은 “경준위가 잘 하고 있다”며 별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
당 안팎에선 경준위가 정해진 기일 안에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경준위가 각 후보들로부터 정치적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만큼, 어차피 중대 결정은 지도부나 후보 당사자들의 몫이란 것이다. 경준위가 3월10일까지 경선방식 등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활동시한을 연기해야 하는데, 이것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김수한 경준위 위원장은 “각 캠프에서의 비판은 당연한 일이다. 일희일비 않고 묵묵히 본연의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손학규쪽 “이-박 위주로 불공정” 경선불참 시사
원희룡·고진화도 “두 진영 대리인들 빼라” 주장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가 삐걱거리고 있다. 당내 경선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는 이 기구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제외한 대선 주자들이 잇따라 불만을 터뜨리면서 경준위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경준위가 활동 시한인 다음달 10일까지 별 성과없이 끝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25일 대선 주자 조찬간담회 자리에서 “후보들이 대리인을 내세워 합의를 이루는 것이 과연 합법적인가. 공당으로서 절차가 필요하다”며 경준위 활동 자체에 의문을 던졌다. 내심 경선 일정을 미루길 원하는 박 전 대표로선 경준위의 후보 조기등록 합의에 불편한 심기를 표현한 것이자, 경우에 따라선 경준위 결정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다. 박 전 대표 쪽은 경준위의 검증 의지에 관해서도 강한 불신감을 표시해 왔다. 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경준위 산하 검증위가 이 전 시장 의혹을 유야무야 넘어가면 중대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쪽의 불만도 만만찮다. 26일 열린 손 전 지사 쪽의 참모회의는 경준위 불공정성을 성토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요청한 한 참모는 후보 조기 등록과 후보 검증 문제 등을 예로 들며 “경준위가 이명박-박근혜 두 유력 주자의 목소리만 챙긴다고 굉장히 섭섭해 하는 분위기였다”라고 전했다. 경선 불참을 시사하는 듯한 손 전 지사의 발언도 이런 캠프 기류를 반영한 것이다. 또다른 대선 주자들인 원희룡, 고진화 의원도 경준위 구성을 문제삼고 있다. 경준위에 대리인을 보내지 못한 고 의원 쪽의 조계원 보좌관은 “현재 경준위는 이명박-박근혜 쪽 사람로 채워져 마치 두 캠프가 위원회 안에서 대리전을 하는 것 같다”며 “각 캠프 대리인을 뺀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당파성이 없는 외부 인사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명박 전 시장 쪽은 “경준위가 잘 하고 있다”며 별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
당 안팎에선 경준위가 정해진 기일 안에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경준위가 각 후보들로부터 정치적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만큼, 어차피 중대 결정은 지도부나 후보 당사자들의 몫이란 것이다. 경준위가 3월10일까지 경선방식 등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활동시한을 연기해야 하는데, 이것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김수한 경준위 위원장은 “각 캠프에서의 비판은 당연한 일이다. 일희일비 않고 묵묵히 본연의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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