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충일 대통합민주신당 대표(오른쪽에서 세번째) 등 지도부가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분석] 민주신당 출범 과제와 전망
‘신당’ 이미지 약하고 지도부 취약
내부 갈등도 예고…앞길 험난
‘신당’ 이미지 약하고 지도부 취약
내부 갈등도 예고…앞길 험난
‘대통합민주신당’(민주신당)은 5일 창당 선언문에서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모든 미래세력이 과거 회귀세력과 대결하는 전선에 집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12월 대통령 선거를 위해 급조된 ‘반한나라당’임을 자인한 셈이다.
신당에는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세력(손학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비판하며 탈당한 세력(정동영·천정배), 열린우리당에서 기획탈당한 세력(문희상·유인태), 민주당에서 탈당한 세력(정균환·김홍업), 시민단체 일부 세력(오충일·양길승)이 참여했다. ‘잡탕 정당’ ‘날림 정당’ ‘반쪽 통합’이라는 외부의 비판을 부인하기 어렵다. 신당은 2004년 총선을 앞두고 갈라진 범여권 세력의 ‘복원’을 시도했지만, 부분적인 통합에 그쳤다. 또 시민단체 일부 세력은 ‘새로운 정당’을 시도했지만, 국민들의 눈에는 그렇게 비치지 않는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구한 핵심 당직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정계개편에 명분이 어디 있겠나. 정계개편의 정당성은 결과로 심판받는 것이다. 97년의 ‘디제이피 연합’은 야합이었고, 2002년의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협상’은 정치쇼였다. 하지만 대선에서 이겼기 때문에 대국민 명분을 획득했다.”
솔직하기는 하다. 이들의 표현대로라면 신당의 성공은 12월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에 달려 있다. 이길 수 있을까? 그러려면 우선 범여권의 중심에 서야 한다. 쉽지 않아 보인다.
첫째, 지도부가 부실하다. 신당은 열린우리당 및 민주당과의 통합, 범여권 후보단일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오충일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정치력은 검증되지 않았다. “대통령 후보가 당무 전반을 통할·조정한다”(당헌 119조)고 규정해 두었지만, 그 전까지가 진짜 어려운 일이다.
둘째,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신당에 매우 비판적이다. 열린우리당 대선주자 6명은 창당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당 대 당 통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시위용’의 성격이 강하지만, 삐거덕하면 합당은 깨진다. 민주당은 사실상 ‘별도 경선’을 선언했다.
셋째, 내부 갈등도 예고되어 있다. ‘손학규-정동영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신당의 의결기구는 1000명 이내의 중앙위원회, 80명 이내의 상임중앙위원회다. 제 정파가 포진한 이 회의체가 제대로 굴러갈지 미지수다. 명분과 지분을 뒤섞어 요구하는 시민단체 세력도 간단치가 않다.
한마디로, 신당은 겨우 출범했지만 아직 ‘갈 길’은 먼, 그런 형국이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신당 정체성 논란 쟁점과 민주신당 경선 일정(잠정)
한마디로, 신당은 겨우 출범했지만 아직 ‘갈 길’은 먼, 그런 형국이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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