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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죽여야 산다” 독 품은 공방

등록 2007-08-07 19:22수정 2007-08-07 22:59

최근 이명박-박근혜 캠프간 비난전
최근 이명박-박근혜 캠프간 비난전
박근혜쪽 “이쪽, 국정원 출신팀서 정치공작”
이명박쪽 “패색 짙어지자 이성까지 잃었나”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과열·혼탁의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경선일(19일)이 다가올수록 정도를 더해 가는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공방에, “다른 당끼리도 이렇게 저급한 싸움을 하진 않을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이-박 두 진영의 공방은 지난달 19일 검증청문회 이후 차명재산 의혹(이명박),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박근혜) 등을 놓고 증폭되더니, 8월 들어서는 금품 살포, 대학생 동원 주장으로 치달았다. 녹취록 폭로전도 동반됐다. 양쪽은 7일에는 ‘국정원 비선을 동원한 정치공작’ 주장까지 하며 정면으로 맞붙었다.

한나라 후보경선 혼탁 극심
‘경선이 본선’ 사활 걸린데다
‘총선 눈도장’ 충성경쟁 가열

박근혜 후보 쪽은 이날 “이명박 캠프에 국정원 간부 출신들로 이뤄진 비선팀이 있다”며 “이 후보 진영이 국정원과 내통해 추악한 정치공작을 벌여왔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 쪽은 “사실로 드러나면 이 후보는 사퇴하라”고 공세를 폈다.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 쪽은 “국정원 비선팀 주장은 완전한 허위날조”라며 “패색이 짙어지자 이성까지 잃었냐”고 반격했다. 야당 내부 싸움에서 ‘국정원 동원’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것 자체가 기이한 현상이다.

이미 검찰 수사에서 상대방 공격 자료를 불법으로 빼내거나 유포한 혐의로 상당수의 두 후보 진영 인사들이 수사를 받고 있고, 일부는 구속됐다. 한나라당은 물론 다른 정당에서도, 당내 경선에서 ‘비방 기자회견 사주’ 주장, 녹취록 폭로전, 정보기관 내통 주장까지 터져나온 일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한나라당 경선이 극한으로 치닫는 가장 큰 이유는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이 매우 높아 ‘경선=본선’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라고 당내에선 말한다. 범여권에 강력한 주자가 없다 보니, 한나라당 집안 싸움은 한층 더 심해졌다는 것이다.

올 12월 대선 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이 따라붙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두 후보 주변에 내년 총선 공천을 노리는 사람들이 각각 100명은 넘는다”는 말이 떠돈다. 한 캠프 관계자는 “경선에서 지면 내년 총선 출마도 물건너간다. 공천 때문에 서로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충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극단적 대결에는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근본적인 불신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각각 ‘고학생→현대건설 회장→서울시장’(이명박)과, ‘대통령 딸→영남대·육영재단 이사장→국회의원 및 당 대표’(박근혜)의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함께 정치를 하며 부대낀 일도 없다. 박 후보는 이 후보를 ‘국가관이 의심스럽고 부도덕한 사람’으로 보고, 이 후보는 박 후보를 ‘겉과 속이 다르고 유능하지도 않은 사람’으로 본다는 게 양쪽 인사들의 전언이다.

2002년 민주당 경선에 견줘 볼 때, 한나라당만의 독특한 문화가 경선을 더 진흙탕으로 만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들판에서 잡초처럼 살아온 범여권 사람들과 달리, 한나라당에는 아직도 권력 중심의 몰려다니기 성향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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