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몸싸움 방지법’ 말바꾼 새누리 비판 후폭풍

등록 2012-04-24 22:37

국회 본회의 결국 취소
법사위 처리기간 “180일 이내” 야 “120일 이내”
본회의 상정여부 여 “의장 판단” 야 “여야 햡의”
새누리당이 24일 의장 직권 상정 제한과 법안 신속처리제 도입 등을 담은 ‘몸싸움 방지법’의 본회의 처리를 무산시킴에 따라 애초 여야의 합의를 뒤집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새누리당이 지난 1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통과된 이 법안의 본회의 처리 약속을 뒤집은 데는 전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비대위원장은 강원도 평창을 방문한 자리에서 “법안의 취지는 의미가 있지만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원안대로 처리하기 어렵다는 뜻을 드러냈다.

총선 이후 새누리당이 사실상 ‘박근혜당’으로 변모한 상황에서 박 위원장의 말은 현안의 방향을 결정하는 절대적 가이드라인이 됐다.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에 참여하는 등 몸싸움 방지법을 주도했던 황우여 원내대표는 박 위원장의 발언이 나온 이후 수정 협상에 매달렸다. 새누리당은 총선 공약집에서 “정치 선진화로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국회의 합리적 의사절차와 질서유지 확보를 약속했다.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 지 불과 열흘여 만에 공약과 여야 합의를 모두 날려버린 셈이다. 1당이 난망할 것으로 예상됐던 총선 전과 다수당이 된 뒤의 새누리당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한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여야가 합의한 대로 약속을 지키는 모습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일부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며칠 전엔 야당과 합의를 할 때는 언제고 뒤늦게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은 또 뭐냐”며 “그럼 합의 당시엔 내용도 잘 모르면서 합의를 했단 말이냐. 정말 가관이다”라고 말했다.

‘국민과의 약속’을 강조해온 박 위원장의 원칙도 법안 처리 무산 과정에서 적잖이 흠집났다는 평이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박 위원장의 원칙이라는 것이 뭔지를 모르겠다. 자신이 불리하거나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여야 합의가 지난 뒤에도 반대하는 것이 원칙이냐”고 말했다. 이 문제는 신뢰와 약속을 브랜드로 내세워 온 박 위원장에게 두고두고 흠결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누리당은 여야 협상에서 의장 직권 상정 제한이나 신속처리제도 도입, 필리버스터제 도입 등은 놔둔 채 여야 합의가 없어도 법사위에서 180일이 지난 법안은 사실상 자동으로 본회의 표결에 부치자는 새로운 제안을 제시했다. 원안엔 손을 대지 않았지만 사실상 의장 직권 상정 제한을 무력화시키는 조항을 들고나온 셈이다. 법사위를 여당의 일방처리를 막을 수 있는 관문으로 여기고 있는 야당으로선 받을 수 없는 제안이었다. 결국 협상은 이 대목에서 결렬됐다.

이 법안 처리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혀온 정의화 국회 부의장(새누리당)은 이날 ‘식물국회 방지 조항이 들어가지 않으면 본회의 상정을 하지 않겠다’며 의장 대행으로서 본회의 진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본회의 취소 뒤 기자들에게 “정의화 부의장이 자기 맘에 안 맞으면…”이라며 정 부의장의 반대가 강했음을 표시했다.

이날 본회의가 취소됨에 따라 몸싸움 방지법은 18대 국회 임기(5월29일) 안에 처리될 가능성이 낮아졌다. 법안을 처리해야 할 18대 국회의원 가운데 60%가량이 낙천·낙선해 법안 처리에 의욕이 없는 상황이다. 다시 본회의를 연다 해도 의결 정족수를 채우기가 쉽지 않다. 일부에선 새누리당이 이런 사정을 알고 처리를 미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성연철 석진환 기자 sych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검찰 “나오면 나오는대로” MB 대선자금 수사 예고?
승무원 배꼽보여’ 트윗에 조현민상무 ‘명의회손’
초등동창 정몽준·박근혜, 옛날엔 테니스도 쳤는데…
“박근혜, 경선룰 고치려다 2002년 탈당했으면서…”
강남 여의사 집에 현금 24억 쌓아놓고 탈세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