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4월12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후보자 출정식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당 지도부와 마찬가지로 4·27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그 이유로 “청와대에 친북 인사들이 많다”는 것을 들었다. 특히 “신영복 같은 사상가를 존경한다고 밝힌 문재인 대통령도 의심스럽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김 후보는 <한국방송>(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북한이 (핵폐기) 약속을 하더라도 어기는데, 현재 문재인 정부 특히 청와대에는 친북인사들이 많다”며 “북한에 끌려 다니기 협상을 하거나 북한의 비위를 맞추다 보면 우리의 안보가 혹시 악화되지 않을까, 이런 우려를 우리 당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임종석 비서실장은 (학창 시절) 전대협 의장으로서 임수경을 북한에 보내서 3년6개월 실형을 살고 나온 사람”이라고 거론한 데 이어, “우리가 볼 때 신영복 씨 같은 사람, 해방 이후 최대 간첩 사건인 통혁당 사건으로 20년 이상 간첩죄로 감옥 산 사람을 ‘내가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말하는 이런 (문재인)대통령에 대해서 우리가 상당히 의심을 하고(있다)”라며 문 대통령을 지목했다. 그는 “그런 마음(의심)을 갖는 것 자체를 비판한다면 우리가 어떻게 안보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고 신영복 전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학자이자 저술가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 등을 저술했으며 2016년 암 투병 끝에 작고했다.
임 비서실장의 실형 이력을 언급한 김 후보에게 라디오 진행자가 ‘김 후보께서도 대학시절 진보 진영의 대표적 인사였다’고 지적하자, 그는 “그분들과 같이 감옥살이를 2년6개월 했다. 같이 감옥 안에서도 우리가 주체사상에 대해 토론도 많이 했고 나는 반대했다”며 “감옥 안에서 그들이 주체사상 열심히 공부하고 나온 뒤에도 바뀌지 않고 있어 걱정”이라고 답했다.
앞서 유정복(인천)·남경필(경기) 후보 등 당의 다른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비판하는 당 지도부 입장과 거리를 둔 것과 달리, 김 후보는 홍준표 대표 등 지도부와 다르지 않은 입장임을 강조한 셈이다. 그는 자유한국당만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혹평하는 데 대한 여론 역풍을 우려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북한에 갔다 온 우리 청와대 인사들도 사람(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 괜찮더라고 자꾸 이야기하고, 심지어 트럼프(미국 대통령)까지 그런 말을 하는데, 김정은은 독재자가 아니냐”고 되물으며 “자기 형과 고모부를 죽이지 않았느냐. 우리 납북자가 500명이 넘게 있는데 구출하지 않아도 되느냐. 이런 여러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나쁘게 받아들이면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로서 미세먼지·교통정책·재개발 문제 등 시급한 민생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서울에 연고가 없다지만, 경기도지사 8년, 국회의원 10년을 했고, 서울에서 직장과 공장을 다니고 구치소에서도 살고 서울대도 다니고, 평화시장 봉제공장에도 다니고 한일 도루코 공장에도 7년 다니는 등 안 해 본 게 없다”고 강조한 뒤, 미세먼지·환경 대책과 관련해 “제가 공장 환경기사로 근무하고 국회에서도 환경위원을 6년 했다. 경기도지사 때도 팔당 물을 1급수로 바꾸었다”고 말했다. 그는 “재개발·재건축과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7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저는 대부분의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서울의 스카이라인과 생활 자체, 편의를 완전히 바꾸겠다. 그냥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경기도에선 공장인허가에 도장이 300개씩 들어가는 것도 불과 1시간 만에 다 해치운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소위 말하는 보수 쪽의 후보는 제가 유일하고 안 후보는 중도 내지 중도 좌파라고 봐야한다. 안 후보를 우파, 보수파라고 하기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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