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국무총리 빈소의 영정 사진. 최민영 기자
23일 오전 타계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엔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의 애도와 조문 행렬이 잇따랐다.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3층 30호에 차려진 빈소에는 김 전 총리의 생전 웃는 모습이 담긴 영정 사진이 놓였다. 고인의 영정 양쪽으로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보낸 화환이 각각 세워져 있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형오·강창희 전 국회의장, 정몽준 전 의원 등의 화환도 함께 보였다. 빈소 밖에도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이 보낸 화환 20여개가 줄지어 놓여 있었다.
빈소에 가장 먼저 도착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섰다. “장례기간 동안 ‘준 상주’로서 장례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정 의원은 “김종필 총리님의 정치문하생이고 초선의원 때 대변인으로 모시면서 정치에 첫발을 내디딘 사람으로서 너무 가슴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름 전 아산병원에 와 문병할 때가 총재님을 본 마지막 순간이었다”며 “그때도 눈을 뜨지 못하셨다. 손만 꼭 잡아드리고 병실을 나왔다”고 회고했다.
공식 조문은 오후 3시께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일찍부터 빈소를 찾은 이들로 가득했다. 오후 2시5분께 빈소에 도착한 이한동 전 국무총리는 빈소 한 켠에 놓인 의자에 앉아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을 기렸다.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총재를 역임했던 이 전 총리는 앞으로 강창일 전 국회의장과 함께 장례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장례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는 “며칠 전에 댁으로 가 뵐 때만 해도 병원으로 옮기시면 희망이 많이 있어 보였는데 오늘 이렇게 갑작스레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도 오후 3시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는 “저는 김종필 전 총리님과 16대 국회를 같이 했다”며 “그때 국회에서 늘 4년 동안 뵙고, 저희들 후배들을 많이 아껴주셨다. 당은 달라도, 앞으로 정치활동 잘해서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이루고 선진국 만드는데 역할 잘해라 늘 이렇게 격려하시고 지도해주셨던 그런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문 행렬은 속속 이어지고 있다.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도 지상욱 의원과 함께 오후 4시께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유 전 대표는 “아버지(유수호 전 의원)가 김 전 총리와 자민련 활동을 같이 했다”며 “지난해 찾아을 때만 해도 그때 추억을 떠올리셨다”며 애도를 표했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김 전 총리는 한편으로는 군사독재를 열고 다른 한편으로는 산업화의 주역으로 계신 ‘명암이 엇갈리는 풍운아’”라며 “한국 정치의 커다란 예인으로서 평가하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권교체의 큰 어떤 시대책무를 다하는데 함께 동행을 해주신 어르신으로서 늘 존경하는 마음으로 김 전 총재를 뵀었다”며 “1997년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했을 때 대구 선거운동에서 잘 되라고 격려를 해주셨는데, 갑자기 이렇게 황급히 가셨다는 소식을 들으니까 대단히 안 좋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인은 정치 조어의 타고나신 연금술사”라며 “자의반 타의반, 비리 법건창 같은 한 시대 상황을 몇 마디 말로 요약하는 힘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오후 725분께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그는 조문 뒤 기자들과 만나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모든 국민은 고인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하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병도 수석은 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김 전 총리의 별세 소식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한 수석은 “대통령이 일정 중이라 별도의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고, 빈소를 직접 방문할지 여부도 논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용채 전 국회의원, 한갑수 전 농수산부 장관,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이긍규 전 의원, 김종학 전 의원, 이태섭 전 과기부 장관, 조부영 전 국회부의장, 정몽준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빈소를 찾았다.
[화보]
최민영 이정훈 기자
my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