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무비판적 보도에 대응 불가피…”
청와대가 19일 “일부 언론들이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수사관의 말에 휘둘리고 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가 김 수사관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보도하는,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지닌 언론 때문에 청와대가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언론이 김 수사관에게) 알면서도 휘둘림을 당한 건지, 모르면서 당한 건지 여러분이 판단해달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전날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산하 고속도로 휴게소 카페 매장에 설치하는 커피기계 공급권을 같은 당 출신 우제창 전 의원이 운영하는 업체에 몰아줬다는 내용의 첩보를 10월 중순 청와대에 제출했다'는 김 수사관의 제보를 보도한 <조선일보> 보도에 관해 “이미 지난 10월14일 다른 매체에 ‘한국도로공사 커피 사업, 특정 업체 밀어주기 짬짜미 의혹’이라고 굉장히 자세히 실렸고, 15일에는 함진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서 비슷한 내용의 보도자료를 뿌렸는데 김 수사관이 이를 첩보라고 청와대에 제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동아닷컴>은 도로공사가 일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시범운영 중인 ‘이엑스-카페(ex-cafe)’가 우 전 의원이 운영하는 업체 ‘테쿰’에서 커피 원두와 추출기를 공급받았다며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함진규 의원은 10월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이엑스 카페가 취약계층 일자리 사업으로 포장돼 강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우 수사관이 제출했다는 첩보를 청와대가 묵살했다는 김 수사관의 주장에 대해, 김 대변인은 “반부패비서관실에 따르면 김 수사관은 11월 2일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가서 (자신의 지인인 건설업자 최 아무개씨 관련 수사 상황을 확인하는) 문제의 발언을 했고, 그 날 바로 업무에서 배제됐다”면서 “김 수사관이 첩보 보고를 제출한 게 하루 이틀 전이라고 하니 10월 31일 또는 11월 1일이다. 김 수사관의 주장이 맞든 반부패비서관실 주장이 맞든 그가 올린 첩보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 건지 여러분이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첩보를 다루는 사람이 이런 식의 첩보를 올려 의미를 부여한 것 자체가 난센스”라며 “보도한 해당 매체가 그 사실을 몰랐겠느냐”고 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가 6급 수사관 사건에 나서 급이 맞지 않게 에너지를 소비했다는 지적에 관해 “저라고 그런 문제의식이 없었겠느냐. 알면서도 김 수사관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보도하는 언론 때문에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며 “제게 급이 안 맞는다고 나무라지 말고 언론이 다 같이 더는 급이 맞지 않는 일을 하지 말자. 앞으로 이 건에 대해서는 저나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아닌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개별적으로 취재해달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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