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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간신들 버려라, ‘청년의꿈’ 눈팅해라”…윤석열, 청년들 쓴소리에 진땀

등록 2022-01-06 17:15수정 2022-01-07 02:32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청년보좌역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청년보좌역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금은 윤석열 후보님의 이미지가 꼰대이자 수동적 이미지로 굳어졌습니다.” (김동욱 청년보좌역)

“후보님께서 청년보좌역을 선임할 때 의사결정에 참여시키겠다고 했는데 아는 정보가 없는데 어떻게 참여합니까. 지금껏 선임 3주가 됐는데 아무 일도 안 했습니다.” (남동현 청년보좌역)

“지금 후보의 곁에는 간신들, 아첨꾼들, 정치기생충들 같은 십상시가 가득합니다. 그들을 버리고 민심 심판대에 다시 서십시오.” (한상현 청년보좌역)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전면 개편한 다음날인 6일, 청년보좌역들은 윤 후보를 향해 “측근들이 정리된 게 맞느냐”며 쇄신 진정성을 따져물었다. 특히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전날 청년간담회 불참 사태 등에 대한 불만이 강도 높게 쏟아진 가운데, “당에 경종을 울리겠다”며 보좌역직을 사퇴하는 움직임도 나왔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청년보좌역들과 변화와 쇄신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윤 후보가 차기 정부에 청년 인재들을 대거 임용하겠다는 뜻으로 지난달 선대위원장과 각 본부에 직접 배치한 청년보좌역 27명이 참석했다. 전날 선대위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실력 있는 젊은 실무자들이 선대본부를 끌고 나가도록 하겠다. 특히 지금까지 2030 세대에게 실망을 주었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던 윤 후보가 쇄신안을 낸 다음날 청년층을 직접 만나 2030세대 공들이기에 나선 것이다.

청년들의 쓴소리는 1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특히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고 불리는 측근들에서 비롯된 당 내홍에 대한 불만이 강하게 제기됐다. 또 전날 선대위 국민소통본부 주최로 열린 온라인 전국 청년간담회에 윤 후보가 불참한데다 이미 사무총장직에서 사퇴한 권성동 의원이 사무총장으로 소개되는 등 각종 논란이 인 것에 대해서도 윤 후보가 직접 사과했음에도 청년보좌역들은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상현 청년보좌역은 “(어제) 사무총장이라고 소개한 권성동은 정말 물러난 게 맞습니까? 당대표 탄핵, 당대표 무력화를 주장하는 윤핵관들을 윤 후보는 말릴 생각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어제의 사태가 기존 선대위 모습을 분명히 보여준 사례”(염정우 청년보좌역)라는 비판도 나왔다. 또 “어제 청년간담회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청년 행사를 청년들이 기획하지 못했기 때문”(하경석 청년보좌역)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윤 후보는 “앞으로 청년 관련 행사는 당 간부들이 주도하지 말고 청년에게 다 맡겨라. 누가 하든 청년이 아닌 사람이 행사 기획에 끼어들지 않게 제가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 전 모두발언에서도 윤 후보는 전날 사태에 대해 꺼내며 “이 문제는 할 수 있는 처분을 다 하겠다고 제가 말씀을 드렸다”고 강조했다.

선거조직을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로 개편하기로 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응원에 두팔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선거조직을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로 개편하기로 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응원에 두팔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당내에서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이 장기화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당사 밖에서는 이 대표의 탄핵을 주장하는 시위가 한창이었다. 전날 청년간담회 사태 직후 청년보좌역에서 사퇴했던 곽승용씨는 “이준석 대표와 같이 가셔야 된다. 윤석열 후보는 가서 (이 대표 탄핵 주장하는 시위를) 말리셔야 된다”고 말했다. 이윤규 보좌역은 “나가서 (이 대표 탄핵 시위를 벌이는) 저분들을 설득해달라”며 “이 대표와 긴밀히 협력하고 앞으로 어떤 행사할 때도 같이 다니시고 그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석기 석방을 주장하는 신지예 전 대표는 품으면서 왜 이준석 대표는 버립니까?” (한상현 청년보좌역)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청년들의 이야기를 직접 종이에 적으며 듣던 윤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이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

청년들은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에 답답함을 토로하면서도 각종 조언을 꺼내놨다. 한 보좌역은 “국민의힘에서 나무 토막을 내놔도 이긴다는 선거다. 그런데 지금 윤 후보는 눈앞에 보이는 패배를 향해서 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보좌역 사퇴 뜻을 밝혔다. 고요한 보좌역은 “캠프 인사가 짜주는 대로 스케줄을 받지 말고 윤석열다움을 보여줄 스케줄로 바꾸십시오”라고 했고,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끌어 안아서 대승적으로 함께 하는 모습을 국민은 기대합니다. 삼고초려가 필요하면 하셔야 합니다”라는 원팀 주문도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와 홍준표 의원이 만든 누리집 ‘청년의꿈’을 여론 파악 용도로 눈팅(게시물을 읽기만 하는 것)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청년들의 쓴소리를 들은 뒤 윤 후보는 “(청년 보좌역들의) 의견이 관철이 안 되고, 선대기구 안에서도 나이가 더 많고 경륜이 더 있다는 분들이 엉뚱한 소리를 하면 비서실에 얘기해달라”며 “아무리 바빠도 청년보좌역은 직접 면담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여러분의 얘길 듣는 게 2030세대의 표를 얻기 위한 게 아니다. 윤석열이란 사람은 그런 사람은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 제가 아는 것도 부족하고 여의도 정치란 것도 모르지만 국민 전체가 피해자가 됐구나라고 생각해서 (대선에) 나온 것이고,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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