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 차관·공제회 이사장·영남제분 회장
이해찬 총리와 ‘3·1절 골프’를 함께 한 이기우 교육인적자원부 차관과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이 김평수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과 어울려 지난해 여러 차례 골프를 한 사실이 8일 드러났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부터 영남제분 주식을 대량 매집해 현재 8% 가까이 보유하고 있어, 공제회의 전직 이사장인 이 차관과 김평수 현 이사장, 그리고 류 회장이 친분을 가지게 된 경위와 주식 매입의 상관관계 등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차관은 이날 교육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9~11월 김 이사장과 류 회장 등 셋이서 함께 골프를 몇 차례 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 차관 자신이 전날 연 기자회견에서, 류 회장과는 2004년 9월과 지난 삼일절 등 두 차례 골프를 했다고 말한 것과 배치된다.
이들이 골프를 한 지난해 9~11월은 교직원공제회가 영남제분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던 때였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5월부터 영남제분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8월까지 모두 120만주를 주당 4441원에 샀고, 9~11월에도 세 차례 더 매입해 현재 7.96%(188만6727주)를 가지고 있다. 공제회는 지난해 10월 세 차례에 걸쳐 14만3273주를 팔고, 11월 말에도 23만2천주를 팔아 18억8천만원의 차익을 남겼다.
교직원공제회의 영남제분 주식 매집에 대해선 증권 전문가들도 ‘비상식적인’ 투자라고 평가하는 터여서, 이 차관이 이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이 차관은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골프 당시) 계산은 류 회장이 아니라 함께 골프를 한 다른 분이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접대골프’를 받았음을 시인했다.
이 차관은 아울러 ‘2004년 9월27일 이 총리와 류 회장 등이 골프를 했다’는 전날 발언과 관련해 “이 총리는 골프를 하지 않고 저녁 모임을 함께 했다”고 정정했다. 그는 “총리실에서 전화가 걸려와 다시 확인해 보니 이 총리는 당시 골프를 치지 않았고, 다른 행사로 부산에 내려갔다가 저녁 식사만 함께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총리의 ‘3·1절 골프’로 파문이 일고 있던 지난 4일 이강진 총리 공보수석도 서울 인근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수석은 “총리의 골프 파문이 확대되고 있었지만, 예정된 행사여서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익림 허미경, 부산/최상원 기자 choi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