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가 넘는다는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어떻게 된 연유인지 늘 궁금했었던 차에 얼마전 부터 이 수치와 TV시청률에 대해서 연관지어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한정된 공중파 중에서 지금 무엇을 보는가에 대해서 우리는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나 지향 따위를 고려하여 시청 프로를 고르지는 않는 것이다. 대화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남들 보는 드라마를 보며 인기있는 개그 프로를 본다. 좋아하거나 지지해서라기 보다는 웃겨서 보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정당 지지도를 얘기하면서 시청률을 꺼낸 이유는 우리가 정치판을 보는 마음이 마치 TV보는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웃기는' 정당, '웃기는' 정치인이 인기인가 보다. 이런 의심에 대한 확증을 얼마전에 보고야 말았는데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일련의 사태를 술의 책임으로 돌리며 폭탄주 잔을 깨는 멋진 코미디를 선보였던 것이다. 박진 의원은 폭소클럽의 회장을 맡고 있다고 하니 국민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부단한 연습을 했음이 틀림없다.(본인은 폭탄주 소탕 클럽이라고 주장하나, 말 그대로 웃음을 주기 위한 폭소클럽임이 분명하다.)
문제는 그냥 웃고 지나가고 TV를 꺼버리듯, 관심을 꺼버리면 그만이겠지만 그럴수 없는 것이 이 희극이 여기자 성추행으로 탈당한 최연희 의원과 한나라당을 위한 변명으로 기획되었다는 점이다. 박진 의원, 연기 연습은 많이 했지만 아이디어 회의는 부족했나보다. 이 웃음은 뭔가 뒤가 구리다. 한나라의 국회의원씩이나 되고 제1야당의 사무총장을 하던 양반이 술먹고 '개'가 된 뒤, 모든 것은 술 책임이라니, 오늘 밤도 술잔을 기울리겠지만 절대 성추행 따위는 하지 않을 대다수 국민들이 이해할수 있는 개그수준이 아닌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또 폭탄주를 마시지만 모두가 실수하지는 않는다. 술을 마셔가면서도 자신을 돌보고 조절하는 것을 우리는 이성이라 부른다. 이성 조차 상실한 자가 이 나라의 국회의원을 했으며 40%의 지지도를 자랑하는 정당의 사무총장이었다는 사실은 우리를 비통하게 한다. 하지만 이 이성의 제어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실수'에 한정된다. 술먹고 하는 실수들, 많은 경우에 이 이성의 마비에서 온 것이다. 하지만 최연희 의원의 '실수'를 단순히 이성의 마비 혹은 상실에서 온 것이라 할 수 있을려나... 결코 아니다. 술먹고 성추행 작태를 벌이는 것은 단순히 이성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본질의 문제다. 일부의 국민들은 술먹고 이성을 잃고 실수를 반복 하지만 모두가 성추행을 시도하지는 않는다. 예초에 근본적으로 질이 나쁜 '새끼'들만 그런 짓을 한다. 그렇게 교육을 받았고 평소에 성희롱을 즐기고, 윤락업소에 자주 출입하여 몸에 익은 자만이 취중에 그런 짓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껏 이성이 마비된 자일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인간이 덜 된 질 나쁜 자를 국회의원으로 알고 있었고 한나라당은 주요 당직도 맡겼나보다.
폭탄주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이성이 마비된 덜 된 인간의 추태를 폭탄주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에 강력하게 항의한다. 폭탄주는 맥주의 시원함과 양주 혹은 다른 고알콜주의 독특한 향을 살려 함께 먹는 과학적인 술이다. 그리고 비싼 술을 넉넉히 늘려먹는 경제적인 술이기도 하다. 또한 술자리에 참가한 모두에게 평등한 술이며, 분위기를 상승시켜주는 고마운 술이다. 결정적으로 맛있는 술이다. 물론 폭탄주를 잘못 운용한 사례들이 넘쳐남을 알지만 이 역시 사람 할 나름이다. 즐겁게 먹을 수 있다면 한 없이 즐거울 수 있는데 역시 사람이 문제인가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분기에 또 폭탄주를 마시겠지만 모두다 '개'가되지는 않을 것이다. 최연희 의원의 탈당으로 한나라당은 마치 책임이 없는 듯 그에게 사퇴를 압박한다고 한다. 국민을 웃기기 위한 2막을 준비하는 것인가, 주요일간지 편집장 이하 기자들과 주요당직자들이 상견례를 빙자한 질펀한 술자리를 한 것은 아무도 사과하지 않는다. 그것이 정당하다고 믿는 것일까? 언론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이렇게 밀실에서 이루어지는 모양인데 그 부적절한 자리에서 만큼은 죄없는 폭탄주를 삼가했으면 한다. 그리고 첨언하자면 한나라당 박진 의원, 좀 더 아이템 개발을 하시라, 아직 개그가 약하다.
폭탄주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이성이 마비된 덜 된 인간의 추태를 폭탄주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에 강력하게 항의한다. 폭탄주는 맥주의 시원함과 양주 혹은 다른 고알콜주의 독특한 향을 살려 함께 먹는 과학적인 술이다. 그리고 비싼 술을 넉넉히 늘려먹는 경제적인 술이기도 하다. 또한 술자리에 참가한 모두에게 평등한 술이며, 분위기를 상승시켜주는 고마운 술이다. 결정적으로 맛있는 술이다. 물론 폭탄주를 잘못 운용한 사례들이 넘쳐남을 알지만 이 역시 사람 할 나름이다. 즐겁게 먹을 수 있다면 한 없이 즐거울 수 있는데 역시 사람이 문제인가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분기에 또 폭탄주를 마시겠지만 모두다 '개'가되지는 않을 것이다. 최연희 의원의 탈당으로 한나라당은 마치 책임이 없는 듯 그에게 사퇴를 압박한다고 한다. 국민을 웃기기 위한 2막을 준비하는 것인가, 주요일간지 편집장 이하 기자들과 주요당직자들이 상견례를 빙자한 질펀한 술자리를 한 것은 아무도 사과하지 않는다. 그것이 정당하다고 믿는 것일까? 언론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이렇게 밀실에서 이루어지는 모양인데 그 부적절한 자리에서 만큼은 죄없는 폭탄주를 삼가했으면 한다. 그리고 첨언하자면 한나라당 박진 의원, 좀 더 아이템 개발을 하시라, 아직 개그가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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