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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유럽 와보니, 경부운하 더 확신”

등록 2006-10-29 16:58수정 2006-10-29 17:05

유럽을 방문중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7일 오전(현지시간)숙소인 크라운 플라자 호텔에서 루버스 전 네덜란드 총리와 면담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헤이그=연합뉴스)
유럽을 방문중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7일 오전(현지시간)숙소인 크라운 플라자 호텔에서 루버스 전 네덜란드 총리와 면담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헤이그=연합뉴스)
이명박 전 서울시장, 경부운하 ‘올인’피력
7박8일 독일·네덜란드·스위스 ‘정책탐사’ 마치고 귀국
“운하는 정말 누군가는 해야 할 사업이라는 자신감과 확신을 갖고 떠납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유럽 방문 마지막날인 2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의 한 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방문의 최대 성과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아주 많은 아이디어를 얻어서 돌아간다”, “몰랐던 것도 새로 알게 됐다”는 등의 말도 흡족한 표정으로 되풀이했다.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 전 시장의 내륙운하 건설 의지가, 지난 22일부터 진행된 7박8일간의 독일·네덜란드·스위스 ‘정책탐사’를 통해 한층 단단해졌다.

이 전 시장의 유럽 정책탐사는 운하 말고도 과학비지니스 도시 구상, 독일 통일 과정, 노·사·정 해법 등과 관련된 일정도 있었다. 하지만 일주일 일정 가운데 절반이 넘는 나흘이 갑문 시설(독일 뉘른베르크), 운하 내항(뒤스부르크), 바닷물 역류 방지 수리시설(네덜란드 로테르담), 수로 관련 정부·민간 인사들 면담 등 운하와 관련된 탐사에 집중됐다.

이 전 시장은 운하를 둘러싼 △기술 △환경 △경제성 등의 논란에 대해서도 한층 자신감이 붙은 표정이 역력했다. 특히 치열한 논쟁이 예상되는 환경과 경제성 문제에 확신이 섰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나도 ‘어떻게 친환경적으로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여기 와서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같은 양의 물류를 수송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이 운하가 도로의 20%, 철도의 70%에 그친다고 독일 운하 관계자들이 설명할 때 “아주 중요한 얘기야. 잘 기록하세요”라며 일행에게 지시했다. 배를 타고 운하를 시찰할 때도 자연형으로 꾸며놓은 둔치와 제방을 가리키면서 “아주 잘 해놨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경제성 문제에 대해 이 전 시장은 경부고속도로 건설 때도 반대론이 있었던 점과,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을 언급하면서 “운하는 미래를 내다보고 하는 일인데 단순히 과거·현재에 한정된 수치를 놓고 경제성이 없다고 반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라인-마이너-도나우) 운하의 물동량이 당초 예측보다 두 배 이상 늘었고, (루르 공업단지의) 뒤스부르크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물량 집합지가 되지 않았냐”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운하가 없었다면 유럽은 오늘처럼 경제적·정치적으로 통합될 수 없었을 것이라는 현지 관료들의 말이 아주 인상 깊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전 시장은 이번 유럽 방문 기간에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논란 등 국내 정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두 차례의 기자간담회에서도 “기껏 운하 얘기하다가 정치 얘기하면 운하가 다 정치처럼 보이지 않느냐”며 피해갔다. 지난달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당내 경선 참여를 선언한 박근혜 전 대표와는 대조를 이뤘다.

이 전 시장의 측근은 “이번 유럽 방문은 전적으로 ‘정책탐사’에만 집중하고 정치 현안은 언급하지 않는다는 컨셉트”라고 전했다. 철저하게 컨텐츠 중심으로 국민들을 상대로 이슈를 선점하고 논쟁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이 전 시장 쪽은 이번 유럽 방문을 통해 “내륙운하 비전을 국민들에게 한층 구체적으로 알리게 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 시장이 이번 유럽 방문 도중 “경부운하의 거점항만을 대구를 비롯한 영호남 두 곳에 짓겠다”거나, “비수도권에 과학비즈니스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등 지역공약성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내년도 당내 대선후보 경선과 본선에서의 표를 지나치게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편, 29일 귀국한 이 전 시장은 다음달 8~10일 아베 신조 총리 면담과 도쿄대 강연 등을 하러 일본을 방문한다. 이 전 시장은 내년초까지 우즈베키스탄과 중동 등으로 해외 정책탐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헤이그/<한겨레>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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