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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근혜 ‘눈물의 해단식’, 캠프는 ‘격앙, 분노’

등록 2007-08-27 21:51수정 2007-08-27 22:30

경선 패배 뒤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안병훈(맨 오른쪽)·홍사덕(맨 왼쪽) 전 공동선대위원장 등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경선 패배 뒤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안병훈(맨 오른쪽)·홍사덕(맨 왼쪽) 전 공동선대위원장 등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박, 지지자 앞에서 ‘단합’ 대신 “바른 정치”
27일 승자와 패자의 만찬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조직책들을 격려한 고깃집에서는 웃음이 넘쳐난 반면, 박근혜 전 대표가 지지자들을 위로한 저녁 자리에서는 울분과 탄식이 이어졌다.

“여러분을 대신해 뜻을 꼭 이뤄드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게 오직 죄스러울 뿐 입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7일 오후 서울 부림동의 한 중식당에서 안병훈·홍사덕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고문단, 시도별 선대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선대위 해단식을 겸한 만찬회를 열었다.

지난 20일 경선 패배 뒤 줄곧 삼성동 집에 머물던 그로서는 꼭 일주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여러분을 생각하면 마음 아프기 그지없다”고 말한 뒤, “앞으로도 바른 정치를 할 것이고 여러분과 힘을 합쳐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설은 5분 정도로 짤막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눈시울을 적셨다. 전당대회 당일 ‘깨끗한 경선’을 강조했던 그는 이날 지지자들 앞에선 ‘단합’이나 ‘정권교체’란 말은 하지 않았다.

이날 행사장에는 의원 30여명과 전국 선거대책위원장 등 지지자 2000여명이 몰렸다. 애초 선대위 실무자 100여만 참석하는 초졸한 행사를 준비했지만 계획이 알려지면서 지지자들이 크게 몰렸다. 비용은 참석자들이 1만원씩을 냈다. 메뉴는 자장면으로 통일했다.

참석자들은 박 전 대표가 등장하자 일제히 “박근혜, 이겼다”, “박근혜 대통령’이란 구호를 외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해단식이었음에도 이날 분위기는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대부분은 “조금만 시간이 더 있었어도 …”, “검찰 수사발표가 조금만 일찍 나왔어도 …”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행사장 안은 패배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박 전 대표에 앞서 연단에 오른 서청원 전 선대위 상임고문은 이런 지지자들의 응어리를 그대로 대변했다. 그는 ‘박 전 대표 쪽 사람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한 이명박 후보 쪽의 이재오 최고의원을 겨냥해 “반성은 이명박씨를 도와준 사람들이 해야 한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도 선거인단 투표에서 졌다”며 “안하무인, 기고만장한 사람은 절대 승리자가 될 수 없다”고 격하게 공격했다. 그는 “국민의 마음을 달래고 어루만져도 승리가 시원찮은데 누굴보고 건방지게 반성하라는 것인가. 이래서 우리가 집권할 수 있는가”고 덧붙였다.


이 후보를 향해서도 “승리는 인정해 주겠지만 (이 후보의) 도덕성까지 인정할 이유는 없다. 도덕성 문제는 본인들이 앞으로도 해결할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연설 말미에선 “5년 뒤 그날까지 똘똘 뭉쳐 박 후보하고 같이할 수 있겠는가”고 단결을 호소했다. 지지자들은 함성과 박수로 호응했다.

안병훈 전 선대위원장도 “당원·대의원·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선 이기고 여론조사에서 져서 패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놓고 분하고 원통해서 일주일 동안 밤잠을 못잤다”며 “박 전 대표가 이루려는 뜻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울먹였다. 안 전 위원장의 연설을 듣던 박 전 대표는 감정을 억누르려는 듯 두 손을 꼭 쥐었다.

박 전 대표는 자장면으로 식사를 마친 뒤 들머리에 서서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자택으로 향했다. 남은 지지자들은 “내일 당사 앞으로 가 당 지도부를 깨부수자”며 풀리지 않는 울분을 터뜨렸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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