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사퇴를 요구하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위태위태하더니 결국…” 한탄
“스스로 결심해야” 사퇴론까지
“스스로 결심해야” 사퇴론까지
한나라당이 ‘경제외적인 강만수 악재’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재와 접촉했다”는 발언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일단 강 장관의 발언을 ‘실언 소동’ 정도라며 선을 그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 장관이 실언을 했다. 어제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야당은 큰 의혹이 있는 것처럼 그러는데 결국 ‘태산명동 서일필’(무엇을 크게 떠벌였으나 실제 결과는 작다는 뜻)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아보니 재정부 세제실장 등이 실제 만난 사람은 헌재 수석연구관인데 강 장관이 이를 주임 재판관과 만난 걸로 착각해 대답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또 강만수냐”, “위태위태하더니 결국 걸렸다”는 한탄이 터져나왔다. 한 주요당직자는 “강 장관 때문에 간밤에 잠을 못 잤다”고 말했다. 구상찬 의원은 “부적절한 장소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자신 뿐 아니라 헌재까지 어려움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담에 내보냈어야 했다”, “할 말 안 할 말 앞뒤 안 재고 다 하니 ‘만수’무강하겠다”는 웃지못할 농담까지 나온다.
사퇴론도 다시 튀어 나왔다. 한 부산지역 초선 의원은 “빨리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하는데 비본질적인 문제로 국정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며 “이젠 진짜 본인 스스로 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도 “연말이나 연초에 있을 개각 때 자연스럽게 정리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는 11일부터 일주일간 열리는 ‘강 장관 발언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야당을 상대로 다시 고된 방어전을 치러야 하는 것에 대한 불평도 나온다. 진상조사위가 야당의 대여 공세장이 될 게 분명한 까닭이다. 한 당직자는 “ 강 장관 스스로 민주당에 빌미를 줘 조사위 구성에 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동안 안팎의 사퇴론을 온 몸으로 막아줬는데…”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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