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장 만만찮을 선거결과
여·야 지도부, 계산 분주
“현대중, 사원에 투표지침”
진보신당, 진상조사 의뢰
여·야 지도부, 계산 분주
“현대중, 사원에 투표지침”
진보신당, 진상조사 의뢰
선거운동 기간 보름 내내 전국을 누비며 지원유세를 펼쳤던 여야 지도부는 4·29 재보선 당일 긴장 속에 투개표 상황을 주시했다. 이른바 ‘히딩크 선거’라는 말이 돌 정도로 여야 모두 ‘오대영(5-0)’ 전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탓에 초조함이 감돌았다. 여야 모두에게 긴 하루였다.
■ 한나라당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인천 부평을에 출마한 이재훈 후보의 사무실을 찾았다. 민주당과 초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수도권 유일의 선거구가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 탓이다. 박 대표는 이재훈 후보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날 오후 내내 당사에 머물며 투개표 상황을 보고받은 박 대표는 밤 9시께 여의도 당사 2층에 마련된 선거 상황실을 찾아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
앞서 박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재보선 선거 지역들이 워낙 특수성이 강해 일반적인 판단이 어렵지만 3-0(울산북구, 부평을, 경주 승리) 승리를 바라고 있다”며 “한나라당과 정부의 경제살리기 노력에 힘과 용기를 달라”고 말했다. 의원들은 분주하게 부평을과 경주 재선거 승패에 관해 저마다 엇갈린 예측을 주고받으며 초조함을 달랬다.
한편, 경주에서 출마한 친박 성향의 정수성 무소속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정 후보 쪽은 경주의 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웃돌며 높게 나오자 “한나라당의 조직표를 높은 투표율로 상쇄할 수 있다”며 기대를 거는 분위기였다.
■ 민주당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참석하는 등 국회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했지만 긴장감 속에 선거결과를 기다렸다. 투표가 끝난 뒤에는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당직자들과 함께 개표결과를 지켜봤다. 선거운동기간 내내 운동화를 신고 지원유세를 한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집권여당을 심판하고 거대여당의 독주를 견제하고자 하는 것이 민심이라고 파악하고 있다”며 희망을 걸면서도 “여권에 면죄부를 주는 결과가 오면 야당으로서는 제 구실을 하지 못한 결과가 될 것”이라며 패배할 경우도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민주당은 이날 하루종일 “인천 부평을만 이긴다면…”, “전주 완산갑까지 이겨준다면…”의 말들을 주고받으며 지역 투표상황을 챙겼다. 핵심 당직자는 “부평을에서 이겨주면 엠비(MB)심판이란 명분을 얻을 수 있어 부평을 결과가 아주 중요하지 않느냐”며 초조해했다. 일부는 부평을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민주당 지지층인 30~40대 유권자의 참여가 이어진 것으로 보고 홍영표 후보의 당선을 기대하기도 했다. 전날 밤 12시까지 지원유세를 했던 손학규 고문은 이날 오전 다시 춘천 농가로 돌아갔다.
■ 진보신당 선거 막판 조승수 후보로 단일화에 성공한 진보신당 지도부는 울산에서 투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조 후보 선거 사무실엔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울산의 투표율이 오후 4시까지 30.6%를 기록하는 등 높게 나오자 진보 후보 단일화 효과가 나타났다며 고무됐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노동자 단일후보에 대한 지역 유권자들의 여망이 컸던 만큼 이번 선거에서 원내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진보신당은 한나라당이 조직을 동원해 부정 선거행위를 할 가능성에 촉각을 세웠다. 진보신당은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최대 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쪽이 직원들에게 투표 지침을 내렸다는 제보를 받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의뢰했다. 노회찬 대표, 심 전 대표 등은 이날 밤 울산 호계동 조 후보 사무실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 성연철 송호진, 이정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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