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적어 수해났으니 동강댐 짓자는데
저수량 5000만t 불구 관련기관 손놔 미리 물 못빼
저수량 5000만t 불구 관련기관 손놔 미리 물 못빼
영월댐(동강댐) 건설 재추진 논란이 일고 있는 남한강 수역에 충주댐 이외에 홍수조절용 댐이 있으나, 정부의 준비 소홀로 이번 장마에 제구실을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환경부와 건설교통부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1989년 강릉과 평창 사이 동강 상류에 저수량 5000만t 규모의 도암댐이 건설됐다. 애초 발전용으로 지어진 이 댐은 방류구 하류 하천의 수질오염을 문제 삼은 강릉 주민들의 반대로 2001년 이후 발전이 중단된 채 방치돼 오다, 지난해 말 홍수조절용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지난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용역보고서는 도암댐이 홍수가 극심할 때 정선지역까지 15% 정도의 홍수조절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자료를 보면, 도암댐은 미리 물을 빼지 못한 상태에서 상류지역에 내린 비로 10일 현재 이미 만수위(해발 711m)에 근접한 69를 유지했다. 정작 본격 큰 비가 내린 이달 중순께는 흘러드는 물이 그대로 방류됐다.
도암댐이 홍수조절 구실을 못한 것은 먼저 진행돼야 하는 오염된 방류수와 댐 하부 퇴적물 처리가 진전되지 않아서다. 정부는 지난해 말 오염된 방류수와 댐 하부 퇴적물 처리는 강원도와 한수원, 댐 상류 고랭지밭의 오염저감 대책은 환경부 등이 맡기로 했다. 그러나 관계기관들은 이번 홍수를 앞두고 주민들을 상대로 물빼기 협조를 구하는 등 어떤 노력도 시도하지 않았다.
염형철 환경연합 활동처장은 “동강 상류에 이미 있는 도암댐도 활용하지 못하면서 영월댐을 새로 추진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남한강 최상류에 있는 삼척의 광동댐도 홍수조절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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