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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단독] 어린이 놀이터 방부목재서 독극물 ‘비소’ 새 나온다

등록 2006-10-13 07:40

중금속 비소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방부목재 놀이기구 옆 모래 바닥에서 노는 어린이들. 국내에 목재로 설치된 어린이 놀이터 놀이기구 90% 이상이 비소 성분이 함유된 CCA 목재보존제로 방부처리된 것이라는 게 목재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중금속 비소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방부목재 놀이기구 옆 모래 바닥에서 노는 어린이들. 국내에 목재로 설치된 어린이 놀이터 놀이기구 90% 이상이 비소 성분이 함유된 CCA 목재보존제로 방부처리된 것이라는 게 목재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방부처리 목재서 독극물 ‘비소’ 유출
어린이 놀이터·공원 등 중금속 노출 우려
콘크리트나 플라스틱보다 친환경적 소재로 인식돼 최근 건축, 조경 등 야외시설에 사용이 늘고 있는 목재에서 치명적 독성을 지닌 중금속인 비소가 새어 나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비소는 목재가 썩지 않도록 주입한 방부제(CCA제)에 포함돼 있던 것이다. 방부처리 목재에서 새어 나온 비소는 분해되지 않고 주변 환경에 잔류해, 특히 목제 놀이기구 주변에서 흙 장난을 하는 어린이들의 노출 위험이 우려된다.

강원대 연구팀 조사…방음벽서 비소유출 확인
야외시설·아파트 베란다 바닥 등 대부분 해당

강우·풍화작용으로 지속적 유출=이 사실은 강원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연구과정에서 확인됐다. 연구결과는 지난 4월 지하수토양환경학회 학술대회와 학회지에만 공개되고 아직 최종 연구보고서로 발표되지는 않은 상태다.

김희갑 강원대 환경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방부처리 목재로 지은 지 7개월 된 대학 구내의 목재 데크 반경 1m 이내 토양 속 중금속 함유량을 분석한 결과, 토양 속에서 평균 6.68㎎/㎏의 비소가 검출됐다. 목재 데크에서 경사를 따라 7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채취한 배경지역 토양과 견줄 때 평균 3.8배나 높은 것이다.


지은 지 2년3개월 지난 강원도 홍천의 한 국도변의 목재 방음벽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인접 지역 토양 속에 비소가 평균 49.7㎎/㎏이나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음벽에서 이상 떨어져 방음벽의 영향을 받지 않는 배경지역 토양 속의 평균 비소 함유량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이다.

연구팀은 “방부목재 속 중금속 성분이 강한 비를 맞거나 풍화 작용으로 녹아나와 토양에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독성이 강한 비소의 농도 증가에 따른 건강 영향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서는 사용금지·용도제한=비소 성분이 함유된 CCA제 처리 방부목재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이미 사용이 금지되거나 용도가 제한되고 있다. 199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목재 방부제 유해성 연구를 통해, 방부목재 속 비소 성분이 나무에 고정돼 있다고 알려졌던 것과 달리 지속적으로 유출된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제 산림청에서 CCA제의 대체 방부제 사용을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고, 환경부에서 CCA제의 위해성 평가방법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단계에 불과하다.

관련 부처의 이런 소극적 대응에 힘입어 한국은 외국의 CCA제와 방부처리 목재 생산업체들이 자국에서 사용하기 어려워진 제품을 처리하는 최대 수출시장이 되고 있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승모 국립산림과학원 임산공학부 박사는 “야외 시설은 물론 아파트 베란다 바닥공사에 사용되는 목재까지 90% 이상 CCA제 처리 방부목재이며, 캐나다와 뉴질랜드 등에서 들어오는 목조주택용 방부목재는 전량이 CCA제로 처리된 것”이라고 말했다.

양장일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은 “CCA 방부제를 다루는 관련 부처의 자세는 문제의 심각성을 외면한 것”이라며 “환경부와 산림청, 산업자원부 등 관련 부처가 합동으로 CCA제 사용금지를 포함해 방부목재의 비소 유출로부터 환경과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비소=비소 옛 기록에 독살용으로 자주 등장하는 오랜 역사를 지닌 대표적 독극물로, 비중 5.73의 중금속이다. 극미량으로도 장기간 몸 속에 들어가 축적되면 온몸 통증, 감각 상실, 중추신경계 이상, 암 발생 등의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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