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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놀이터 아이들 ‘중금속 기구’ 타고 놀았네

등록 2007-05-30 08:14수정 2007-05-30 10:55

방부목재·주변모래서 납, 비소 등 유해물질 대거 검출
방부목재 표면 젖었을 때 중금속 2~3배 더 많이 나와
철제놀이시설 납성분페이트 기준치 45배
전국 어린이놀이터의 놀이시설물들이 납, 비소 등 유해중금속으로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들은 고농도의 중금속이 들어있는 놀이시설 표면을 만지거나 긁은 뒤 손을 입으로 가져가기 쉬워, 기존 유해시설물의 보수와 관리가 시급하게 요청되고 있다.

환경부는 강원대 환경과학과 김희갑 교수팀에 맡겨 서울·대전·춘천·시흥·화천 등 전국 10개 지역 실외놀이터 6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어린이의 유해물질 노출실태 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그동안 지적된 크롬·구리·비소 방부처리(CCA) 목재에 따른 어린이 건강위협(<한겨레> 2006년 10월13일치 18면 참조)이 전국에 걸쳐 확인됐다.

또 이제까지 놀이터 오염의 주범으로 여겨졌던 모래사장보다는 놀이시설인 방무목재와 철재페인트에서 묻어나오는 중금속이 훨씬 큰 위해요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재질이 방부처리 목재인 놀이 시설에서 철재·플라스틱보다 표면 중금속이 수십~수백배 높게 검출됐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방부목재의 표면을 마른 천으로 닦았을 때보다 젖은 천으로 문질렀을 때 각종 중금속이 2~3배 많이 나왔다는 점이다. 이는 아이들이 놀이시설에서 노는 동안 손 접촉으로 유해물질이 쉽게 묻어날 수 있음을 가리킨다. 실제로 방무목재 놀이시설에 논 어린이들의 손을 씻어 측정한 비소와 크롬의 농도가 다른 시설에서 논 아이들의 손에서보다 각각 5.3배와 1.7배 높은 사례가 학계에 보고되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사용이 금지된 납성분 페인트가 놀이터 시설에 광범하게 쓰이고 있음이 드러나 충격을 준다. 연구팀은 철재 놀이시설 표면의 페인트 속에서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 기준치의 45배인 2만7천200ppm의 납을 검출했다.

놀이터 토양에서는 놀이터에 뿌리기 전 모래에 비해 비소는 방부목재 시설 근처에서 5배, 철재 시설 부근에선 3배 가량 많이 나왔다. 또 납은 철재 시설 곁에서 원 모래에 비해 12배, 방무목재 시설 주변에선 10배 높게 검출돼, 놀이시설에 칠한 납 페인트로부터 녹아나오는 양이 상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는 어린이들의 유해물질 섭취량과 위해성을 평가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하는 한편 입법예고중인 환경보건법을 제정해 어린이놀이터의 환경안전관리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기준에는 기존 방무목재 시설의 표면처리와 오염된 토양의 교체의무 등이 규정될 예정이다.

또 CCA 방부목재의 성분인 오산화비소를 애초에 놀이시설에 쓸 수 없도록 하반기 중 고시를 개정하기로 했다.

연구책임자인 김희갑 교수는 “기존의 방부목재 놀이시설이 방부처리가 제대로 안 돼 썪거나 코팅을 소홀히 해 유해물질이 쉽게 새어 나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주기적으로 표면처리를 해 중금속 용출을 최대한 막는 조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CCA 방부처리 목재란? = 곤충과 미생물로부터 목재를 보호하려 구리·비소·크롬을 집어넣은 목재로 1930년대부터 쓰였다. 사람과 접촉이나 폐기과정의 환경오염이 문제가 돼 미국에서 2004년 사람과 직접 접촉 시설물에서 사용이 금지됐다. 우리나라에는 1980년대 도입돼 아파트단지나 공원 놀이터에 널리 쓰이고 있다. 올 1월부터 놀이시설에는 사용이 금지됐으나 다른 용도로는 아직 쓰이고 있다.

▶ [단독] 어린이 놀이터 방부목재서 독극물 ‘비소’ 새 나온다 (2006년 10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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