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네오섬 오랑우탄 집단서식 추가로 확인
지구촌 환경
최고 2천마리나 되는 새로운 오랑우탄 개체군이 인도네시아의 깊은 산 속에서 발견돼 심각한 멸종위기에 놓인 이 영장류의 생존에 큰 희망을 주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자연보존기구(NC) 탐사대는 보르네오섬 동쪽 가장자리의 가파른 석회암질 절벽 지대 숲을 조사하던 중 219마리의 오랑우탄을 확인했으며 이들의 개체군 규모는 “확실히 말하긴 어렵지만 최소한 수백마리, 어쩌면 1천~2천마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연 상태로 존재하는 오랑우탄의 수는 5만~6만마리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90%는 인도네시아에, 나머지는 말레이시아에 살고 있다.
이 두 나라의 오랑우탄 서식지인 열대우림은 값비싼 목재 채취와 수익성이 높은 야자수 플랜테이션 개간을 위해 급속도로 베어지고 있지만, 이 지역은 가파른 지형과 척박한 토양, 낮은 접근성 때문에 아직 개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40여년간 야생 오랑우탄을 연구해 온 한 과학자는 남아있는 오랑우탄 개체군은 규모가 작고 흩어져 있어 매우 취약한 상태라면서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이런 규모의 개체군이 발견됐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검은 오랑우탄 ‘퐁고 피그메우스 모리오’종이 살고 있는 2500㎢의 우림은 지난 1990년대 말 인근 숲을 초토화시킨 대형 산불도 비켜간 곳인데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주변 숲의 오랑우탄들까지 이 곳에 몰려 밀도가 매우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서식지가 파괴되면 오랑우탄은 앞으로 20년 안에 멸종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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