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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일제때 목재공출 위기, 유기 숨겨 관심돌려

등록 2011-05-31 20:48

이야기가 있는 한국의 숲 ② 부산 기장 아홉산 숲
(* 한겨레-생명의 숲 공동기획)
한국전땐 빨치산에 붙잡혀가다
숲 가꾸느라 거친 손 덕에 풀려나

과거 미동리는 40여가구가 사는 꽤 큰 마을이었다. 나무를 땔감으로 때는 시절이었지만 보통 때는 엄격하게 통제했다. 하지만 해마다 가을이 오면 골짜기를 정해 돌아가며 가지치기를 허용했다. 가장 밑가지에서 1m가량을 쳐내도록 한 것이다. 이 작업에 어느 동네에서 몇 명이 참가했는지 등을 기록한 자료는 현재 동아대 사학과가 보관하고 있다.

비료 확보는 언제나 큰일이었다. 축산 분뇨만으론 모자라 지나가던 분뇨수거 차를 세워 대밭과 솔밭에 뿌리게 하기도 했다. 또 번화한 동래군 온천장 부근의 식당에서 음식찌꺼기를 수거해 오기도 했다고 9대 산주 문백섭씨는 회고한다.

숲을 지키기 위한 일화도 있다. 일제 땐 목재 공출을 피하기 위해 유기를 일부러 숨기려는 척하다 붙잡혀 관심을 돌리기도 했고, 한국전쟁 땐 큰 지주였던 문씨의 조부가 빨치산에 붙잡혀 가다 숲을 가꾸느라 거칠어진 손을 보고 “노동하는 동무”라며 풀려난 적도 있었다.

문씨는 조부가 나무를 심을 때마다 옆에 있던 자신에게 “너도 이 나무 덕을 못 볼 것”이라고 했다며 당장의 이익을 떠나 먼 미래를 바라보고 숲을 관리한 것이 아홉산 숲을 이룬 비결이라고 말했다.

조홍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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