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팔원숭이 한 가족이 나무 위에서 털을 골라주는 장면을 보고 그린 그림이다. 숲에서 만난 긴팔원숭이들은 영장류에게는 서로 사랑하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듯 함께 어우러졌다. 사람도 서로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하다못해 다른 사람의 숭숭 솟은 흰머리라도 솎아주면 더 친근해지는 법이다. 그림 김산하, 채색 김대중 일러스트레이터
[토요판] 긴팔원숭이 박사 김산하의 탐험
<5> 정글 러브
<5> 정글 러브
현관 앞마당에 노란 햇살이 곱게 깔려 있었다. 연못 위로 드리워진 가지에는 야무지게 생긴 물총새가 앉아 고개를 까딱거렸다. 서늘한 오전 바람에 바나나나무는 사뿐히 흔들렸고, 새로운 하루에 신난 벌레들은 다양한 곡선을 그리며 창공을 탐방했다.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말이다. 고된 육체노동으로부터 잠시 해방되는 꿀 같은 휴일, 나의 보금자리인 밀림 옆 이 작은 오두막에는 모처럼의 여유로움이 감돌았다.
천사를 찾아 마을로 갔다 허탕친 사연
다리를 쭉 뻗고 한껏 늘어지게 기지개를 켠다. 주중의 피로 때문에 며칠간 펴보지 못했던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을 펼쳐본다. 안개의 산을 뜻하는 할리문 국립공원에서 읽기에 그야말로 안성맞춤인 책이다. 비록 이 소설은 스위스의 고급 요양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어쨌든 같은 산이고 비슷한 마력이 있다. 이야, 이게 얼마 만의 휴식인가. 실은 지난 주말에도 쉬었으니 꼭 일주일이 된 것뿐이라 그리 오래간만은 아니다. 하지만 매일매일 긴팔원숭이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느라 밀림을 헤매다 보면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쉬는 날도 기다리느라 애가 탄다. 야생의 자연 속에 파묻히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한 치도 오해가 없길 바란다. 나에게 밀림과 사무실 중 직장을 고르라면 주저 없이 전자를 택하리라. 다만 야생을 떠나온 인간은 이제 아무리 좋아도 그곳이 집일 수가 없고, 그래서 평평한 바닥과 최소한의 청결을 제공하고, 달려드는 벌레와 더위로부터 나를 보호해줄 문명의 품에서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한동안 기분 좋게 책에 파묻혀 있다가 인기척에 눈을 들었다. 나의 연구보조원인 누이와 싸리가 연못가를 돌아 집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쉬는 날에 무슨 일이지? 딱히 할 일이 없으면 가끔 놀러 오는 날도 있었지만 둘이서 같이 오는 것이 심상치 않았다. 이 둘은 사촌지간이지만 성격이 워낙 달라 특별히 붙어다니진 않았는데, 오늘은 저만치서부터 싱글벙글 둘 다 안색이 훤하다. 재미나는 소식의 낌새라도 알아차렸는지, 수석 연구보조원인 아리스가 방 안에 있다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이, 어쩐 일이야?” “아, 안녕하세요, 그냥 왔죠 뭐. 하하하.” 괜스레 말을 흐리더니 이 지방 사투리인 순다어로 키득키득거린다. 같은 인도네시아 사람이지만 외지인이라 이 방언을 못 알아듣는 아리스와 나는 서로를 쳐다보며 영문을 몰라 한다. 하지만 오래 견디지 못하고 누이가 입을 연다. “그게요, 윗마을에서 좀 더 길 따라가면 있는 마을 아시죠? 거기에 글쎄 천사가 산답니다.” 그러고는 저희끼리 한참을 웃어댄다.
얘기인즉슨, 천사와 같은 미모를 가진 아가씨가 거기에 산다는 소문이 있는데 같이 보러 가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어차피 할 일도 없는 휴일 아닌가? 그러면 그렇지, 여자 이야기가 아니고서는 저렇게 몸을 비비 꼬아가면서 수줍어할 녀석들이 아니다. 여자 경험이 풍부한 아리스는 씩 웃으며 차분히 나의 결정을 기다린다. 결국 연구용 차를 타고 가야하기 때문이다. 긴팔원숭이 연구와 하등의 관계도 없는 일이지만, 난 흔쾌히 응했다. 저렇게 신이 난 아이들을 외면할 순 없지 않은가? 대체 얼마나 예쁘기에, 뭐 조금 궁금했던 것도 사실이다.
숲은 사랑의 공간이기도 하다
먹고사는 것보다 짝을 만나
사랑을 나누는 게 더 중요하다
영장류는 사회성이 발달해
친지·친구·적수·애인 등을
세심하게 따지며 살아간다 미용사처럼 털을 살짝살짝
접어가며 불순물 제거하는
하루 2~3회씩의 털고르기는
행복의 열쇠라 할 만하다
수컷이 털을 골라준 대가로
성관계 해주는 암컷도 있다 그렇게 우리 넷은 터덜터덜 돌길 위로 자동차를 몰아 문제의 마을로 향했다. 아리스와 누이는 이 소문의 진원지와 신뢰성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가장 막내인 싸리는 천사라는 단어만 나오면 히죽히죽 웃으며 무슨 주문처럼 이 비다다리(bidadari: 인니어로 천사)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외웠다. 이윽고 마을에 도착해서 차를 세운 다음 수소문에 들어갔다. 대충 어디에 산다는 것까지는 알아냈는데, 이 여인의 아버지가 성격이 굉장한 다혈질이라는 오보까지 접하고 말았다. 아이들은 약간 기가 죽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천사의 얼굴은 봐야 했다. 우리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인 양 그녀의 집 앞으로 천천히 걸었다. 2층의 열린 창문 하나에서 핑크색 커튼이 살짝 흔들리고 있었다. “바로 저기예요! 저기가 천사의 방이라고 제 친구가 그랬어요. 걔가 직접 봤대요!” 누이가 속삭였다.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누군가의 제안에 모두가 숨을 죽이고 있을 때 어디선가 소리가 났다. 무섭기로 소문난 그녀의 아버지일까? 하지만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내내 과묵하던 싸리가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형님들, 저 무서워요!” 더 이상 겁나서 못 있겠다는 싸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우리는 자리를 떠야 했다. 천사의 흔적도 보지 못한 채 말이다. 싸리가 무서웠던 것이 그녀의 아버지였는지 아니면 그녀의 아름다움이었는지, 우리는 끝내 알지 못했다.
아침해가 떴다, 듀엣으로 노래를 불러라
동물들끼리 엎치락뒤치락하는 밀림의 먹이그물을 떠올리면 숲을 생존경쟁의 공간으로만 생각하기가 쉽다. 숲은 뭇 생명의 사랑의 공간이기도 하다. 먹고사는 것만큼,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짝을 만나 사랑을 나누는 일이다. 그 사랑의 결실로 생긴 가족이나 집단 구성원들끼리 오순도순 잘 지내는 것도 무척이나 중요하다. 특히 영장류는 동물 중에서도 사회성이 발달된 종류로서 친지, 친구, 적수, 애인 등을 세세하게 따지는 복잡한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정교한 사회구조 없이 그저 큰 무리를 이루고 사는 동물과 바로 이런 점에서 다른 것이다. 우리 자신을 생각하면 단번에 이해가 된다. 사람이 넘치는 도시에 살면서도 우리는 고독하다. 단순히 군중에 둘러싸인 것만으로는 오히려 불행하다. 진정한 관계가, 고유한 인간관계가 필요하다. 영장류에게도 ‘영장류관계’가 절실하다.
내가 연구하는 긴팔원숭이도 나름의 사회생활을 누린다. 아침 해가 밝아오면 짝을 이룬 암수가 함께 목청껏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듀엣이라고 부르는 이 노래행동은 다른 긴팔원숭이들에게 영역의 소유권을 알림과 동시에 부부애를 과시하는 구실을 한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약 17종에 이르는 긴팔원숭이 중에서 이 듀엣이 안 나타나는 종은 내가 연구하는 자바긴팔원숭이와 수마트라 서쪽의 믄타와이(Mentawai) 제도에 사는 클로스긴팔원숭이(Kloss gibbon)뿐이다. 대신 이 두 종에서는 암컷이 집안의 대변인을 담당한다.
이른 아침 산꼭대기에 올라 전망이 좋은 자리를 잡고 기다리면 사방팔방에서 긴팔원숭이의 노랫소리가 돌림노래처럼 울려 퍼지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때로는 동시에, 때로는 이어받아서 외치는 이 소리의 향연은 햇빛도 뚫지 못하는 두터운 실록을 관통하여 모든 정글 주민들의 귓가에 도달한다. 직접 만나지도 않고 심지어는 몇 킬로미터 떨어진 거리를 두고 하는 일종의 수다이자 원격 사회생활이다.
하루의 시작을 이웃사촌과 인사하며 시작한다면, 하루의 일과는 가족끼리 부대끼며 보낸다. 다른 영장류에 비해서 긴팔원숭이는 아주 작은 집단을 이루고 사는 편이다. 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비비원숭이나 드릴, 또는 남미의 열대우림에 사는 다람쥐원숭이 같은 경우는 수십 마리에서 때로는 수백 마리에 달하는 무리를 이루고 산다. 그에 반해 긴팔원숭이는 엄마 아빠에 해당되는 암수 한 마리씩, 그리고 어린아이들 몇 마리뿐이다. 언뜻 보면 오늘날 우리의 가정과 무척이나 닮은 모습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 작은 집단의 개체들이 꼭 혈연으로 연결된 관계는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수컷이 다른 수컷에게 쫓겨나기도 하고, 누군가 죽고 나서 다른 긴팔원숭이가 들어올 때도 있다. 그런데 사실은 사람도 마찬가지 경우를 생각하기 어렵지 않다. 어쨌든 소수의 어른과 아이로 구성된 귀여운 핵가족 같은 집단이 긴팔원숭이의 사회구조이다.
긴팔원숭이 가정의 행복의 열쇠는 단연 털 고르기이다. 하루에 아무리 적어도 2~3번은 일례 행사처럼 털 고르기가 펼쳐진다. 미용사처럼 털을 살짝살짝 접어가며 불순물을 제거하는 이 행동은 기생충을 제거해서 감염의 확률을 낮추고,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여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게 하는 효과마저 발휘한다. 또 털 고르기는 마치 화폐처럼 교환가치를 갖는 행동이다. 내가 너에게 해주면 머지않아 네가 내게 돌려줘야 하는 것이다. 꼭 똑같이 털을 골라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수컷이 털을 골라주면 암컷이 성관계로 보답하기도 한다. 내가 연구하는 자바긴팔원숭이에서는 그런데 짝짓기가 흔히 일어나지 않는다. 거의 매일 다소 민망한 장면을 볼 수 있는 시아망(수마트라와 타이에 서식하는 긴팔원숭이 종으로서 목 밑이 부풀어 오르는 울림통을 갖고 있음)과 같은 종과는 사뭇 다르다.
온가족이 기차놀이를 하듯 줄지어 앉아…
때로는 재미나는 털 고르기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한번은 A그룹을 쫓아다니다가 전원이 동참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온 가족이 기차놀이를 하듯이 같은 방향을 보며 줄지어 앉아 앞에 앉은 이의 털을 골라주고 있었다. 가장 불쌍한 건 맨 뒤의 수컷. 가정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는 가장은 줄 끝에 있다는 이유로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 맨 앞에 있던 A그룹의 젊은 아가씨인 아스리는 어린 동생인 암란이 털 고르기를 시원찮게 하자 재미없다는 자세로 아예 벌렁 누워버렸다. 하지만 며칠 후에 아스리는 더 특별한 서비스를 받게 되었다. 엄마와 아빠가 각각 양쪽에 앉아 해주는 털 고르기를 럭셔리하게 즐기는 것이 아닌가! 이것도 정말 흔치 않은 광경이다. 애가 버릇 나빠지는 건 아닐까, 나는 오지랖도 넓게 혀를 끌끌 차며 이를 지켜보았다. 결국 아스리는 이 극진한 대접을 받고도 화답을 하지 않았다. 누구한테 보답을 해야 할지 몰라서일까?
어느덧 또 한 번의 주말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는 모처럼 나의 연구보조원들과 함께 집주인에게 인사나 할 겸 놀러가기로 했다. 자야라 불리는 주인아저씨는 우리에게 집을 빌려주고서 본인은 차밭 노동자들의 집단거주지로 조성된 촌락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할리문 국립공원은 공원 안에 큰 차밭이 조성되어 있고 여기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마을을 이루며 살고 있음). 맥주 몇 병을 들고 찾아간 자야 아저씨의 집에서 우리는 생각지도 않은 발견을 했다. 아저씨는 자신의 막내딸 야니를 인사시켜주었다. 아저씨의 외모로 봤을 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던 우리 팀 아이들은 이 의외의 인물에 시선을 집중했다. 앳되고 예쁜 그녀를 힐끗힐끗 쳐다보며 오가는 대화 속에서 맥주는 금방 동이 났다. 기분이 좋아진 주인아저씨는 그러자 딸에게 술심부름을 시키려고 하였다. 이 기회를 놓칠 내가 아니었다. “아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맥주병이 얼마나 무거운데. 이봐 아리스, 같이 가서 좀 거들고 오도록 해라.” 아저씨의 동의를 기다릴 것도 없이 아리스는 후딱 일어섰다. 그러고는 현관문을 닫으면서 내게 엄지손가락을 살짝 추켜올려 주었다. 무슨 말인지, 우리 둘 다 잘 알고 있었다.
영장류의 사생활을 엿보다 보면 어느덧 인간도 비슷한 방식으로 관찰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우리의 사랑 이야기는 복잡다단하지만, 본질적으로 긴팔원숭이 또는 다른 영장류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핵심적인 공통점은 그냥 먹고만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영장류는, 아니 생명은, 마음이 맞는 이들과 한데 어울려 살아야 비로소 사는 것이다. 만날 수 없음은 살 수 없음이다. 우거진 밀림에 울려 퍼지는 모든 노랫소리에는 이 열망과 설렘이 한가득 담겨 있다. 어디에 있느냐 너는. 나는 여기에 있는데.
맥주를 사러 간 아리스와 야니는 몇 달 후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날 하필이면 동네 구멍가게가 닫아서, 자동차를 타고 옆 마을까지 가야 했다는 후문이다. 갑작스럽게 생긴 둘만의 오붓한 드라이빙 코스는 이 부부가 서로 가까워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럼 그렇지. 나는 어느 주말 밤 이날을 회상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검고 높은 밤하늘에는 은하수가 찬란하게 펼쳐져 있었다. 저기 어딘가에 나의 작은 별도 반짝이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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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보조원인 아리스(가운데)와 그의 아내 야니의 결혼사진. 맨 왼쪽이 필자. 김산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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