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박종혁씨 조사…공동저자 7명 ‘책임회피’ 경위서 내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홍만표)은 30일 2005년 <사이언스> 논문 작성 때 줄기세포팀장이던 권대기 연구원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권 연구원의 노트북 컴퓨터에서 2005년 논문의 3번 줄기세포 콜로니 사진 3~4장을 확보해 분석하는 등 실험노트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며 “여러 차례 더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날짜가 찍혀 있는 콜로니 사진들과 실험노트를 비교해 황 교수 쪽과 미즈메디병원 쪽 중 어느 쪽이 신빙성이 있는지 파악하는 단서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 논문 제5저자인 권 연구원은 줄기세포 보관·반출입 등의 관리를 맡았다.
검찰 관계자는 “미즈메디병원에 파견됐던 서울대 연구원 3명은 미즈메디병원 셀라인에 접근할 위치도 아니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들이 미즈메디병원에서 수정란 줄기세포를 서울대병원으로 옮겼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미 두 차례 불러 조사한 류영준 연구원과 박을순 연구원 등 5명도 불러 조사했다. 박한철 3차장검사는 “미국 피츠버그대의 박종혁 연구원도 이번주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검찰에서 “줄기세포에서 시료를 떼 장성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디엔에이 지문 분석을 의뢰한 사람은 박 연구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대 징계위 관계자는 30일 징계위에 회부된 황 교수 등 2004·2005년 <사이언스> 논문 공동 저자 7명이 모두 책임을 회피하는 경위서를 냈다고 밝혔다.
징계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황 교수는 “줄기세포가 바꿔치기 됐다. 어떻게 된 일인지 나는 모른다. 누군가에게 속았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제럴드 섀튼 교수에게 논문에 필요한 데이터를 보내는 등 주도적 몫을 한 강성근 수의대 교수는 “영어를 잘한다는 이유로 논문 작성 준비를 맡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안규리 의대 교수는 “상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황 교수가 부당한 공격을 받고 있는 것 같아 나섰을 뿐”이라고 주장했고, 이병천 수의대 교수는 “나는 동물복제만 했지 아는 바가 별로 없다”고 진술했다.
징계위 관계자는 “이들이 논문 공동 저자로 이름이 올라와 있는 이상 모두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황상철 조기원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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