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성 이렇게 말해 보세요
요즈음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끔찍한 상상을 하게 된다. 우리는 피어보지도 못한 11살 된 어린 소녀를 성범죄자의 손에 보내야 했다. 그것도 성추행 실형 선고로 풀려난 지 5개월밖에 안 된 전과 9범의 동네 아저씨가 가해자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사건은 처음이 아니다. 3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비슷한 범죄 유형이 많다고 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이렇게 처참하게 죽어가야 하는 것일까?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가 날로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재범자에 의해, 그리고 바로 이웃 아는 사람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은 국내외 수많은 통계가 입증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부모들은 정작 우리 자녀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한다는 청소년위원회 홈페이지(youth.go.kr)에 들어가 봤다. 전국 방방곡곡에 참으로 흉악한 범죄자가 많다. 우리 동네에 살고 있는 범죄자를 보려고 하는데 사진은커녕 주소지가 구까지만 나와 있다. 그 이상 자세한 정보는 알 수가 없다. 그저 우리 구에 성범죄가 있다는 것 말고는 우리 아이를 보호하려면 이 정보를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게 돼 있다. 신상공개제도가 실시되던 해, 여성·청소년 단체 학부모들이 자신이 사는 동네 범죄자의 주소지를 상세하게 공개할 것을 정부에 청소년위원회에 요구한 적이 있으나 현행법의 한계 때문에 공개를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 뒤로 청소년성보호법을 개정하는 데 부모가 자녀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상세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되길 요구했다. 그러나 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가해자와 그의 가족의 인권 보호를 위해 자녀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열람권을 줄 수 없고 피해자 등 지극히 한정된 사람에게만 정보를 공개한다고 한다.
상상해 본다. 과연 이번 사건의 경우 아이 부모가 바로 옆집 신발가게 아저씨가 성범죄 전과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이런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외국에서는 성범죄자의 개인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성범죄자가 사는 집 마당과 자동차 유리창에 ‘성범죄 전과자가 사니 조심하라’는 표시판을 붙이도록 하고 있다지 않은가?
어쩔 수 없다. 이젠 우리 스스로 우리 아이를 보호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이들이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환경이 아니라면 부모인 우리가 자구책을 찾는 수밖에…. 우선 우리가 우리 자녀를 보호하려면 성범죄자 정보 열람 대상자를 더 확대하고 더욱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알려 달라고 소리를 높이는 수밖에….
이명화/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bright@ymca.or.kr……
이명화/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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