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안 문제만…출제위원 50% 고교 교사로
2008 대입제도 정착방안
교육인적자원부가 14일 발표한 ‘2008 대입제도 정착 방안’을 보면, 고교 교육 정상화를 위한 학생부 중심 새 대입제도를 정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일단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13일 연 2008 대입시 기자단 설명회에서 △학생부 실질 반영률 강화 △본고사 금지 △대학별 고사 비중 축소 등 기본 방침을 재확인하고, ‘학생부 성적 분포’ 자료로 대학들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주부터라도 주요 대학 총장·입시 관계자들을 만나겠다”며 삼불정책(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본고사 금지) 유지를 다시금 확인했다. 그러나 김 부총리는 본고사를 막기 위해 교육·시민단체들이 요구해 온 삼불정책 법제화에 대해서는 “입시제도를 법으로 강제하는 건 사회주의 국가가 아닌 이상 옳은 선택이 아니다”라며 난색을 보였다.
수능 문제도 고교 교육과정에서 출제=고교 교육 정상화라는 새 대입제도의 정책 목표에 걸맞게 2008 학년도 입시부터 수능 문제가 고교 교육과정의 틀 안에서 출제된다. 이는 현행 통합교과형 출제 방식을 탈피한다는 뜻이다. 수능 출제를 전담하는 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문제가 교육과정 안에서 출제되도록 수능 출제위원단의 50% 이상을 고교 교사로 채우기로 했다. 수능시험의 고교 교육과정 연계가 이뤄지지 않을수록 학생부와 수능시험을 모두 대비해야 하는 수험생의 이중고가 심화되고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또 2008 학년도 입시부터 수능시험을 단계적으로 문제은행식으로 출제한다. 이르면 2010 학년도부터는 문제은행식 출제로 완전히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특목고 동일계 전형 추진 재확인=교육부는 특수목적고(특목고)가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전문교과 운영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또 특목고생 동일계 특별전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도록 해 ‘편법’ 전형이 다른 계열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어문계와 이공계 전문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특목고가 ‘입시학원화’되어 명문대 인기학과 진학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을 뿐 아니라 고교 서열구조를 유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특목고생 동일계열 전형 인정범위를 다시금 명확히해 과학고는 이공계열, 외국어고는 어문계열 모집단위로 지원하도록 했다. 김 교육부총리는 서울지역 대부분 주요 대학들이 2008 입시에서 특목고 동일계 전형을 도입하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해 “대학 관계자들과 만나 특목고 동일계 특별전형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대입제도 정착추진단 이달 발족=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를 운영할 수 있도록 올 상반기에 관련제도를 정비해 기본 계획을 세우고 이르면 올해 안에 관련 인력이 가동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교육차관을 단장으로 교육혁신위와 교육부 관계자, 대학 입학담당자, 고교 교사, 대입제도 전문가 등으로 2008 대입제도 정착추진단을 이달에 발족해 운영한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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