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체험학습
홍릉수목원·세종대왕기념관 나들이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지구가 병들어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런데 얼마전 삼림 과학원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탄소계산기’라는 것을 보았다. 탄소 계산기? 호기심에 눌러 보니 지금 살고 있는 가구 형태와 가족수, 그리고 교통수단 등을 간단하게 입력하면 내가 평생 심어야 할 나무의 수를 계산해준단다. 놀랍게도 내가 심어야할 나무는 306그루나 되었다. 이는 농구장 2개 크기에 해당한다. 한 그루도 아니고 300 그루가 넘는 나무를 어찌 심을까 생각하니 보통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늘 언제나 내 주변에 그렇게 있겠거니 했던 나무와 숲이 그순간 참으로 소중하게 생각되었다. 소중한 나무를 만나러 가야겠다는 생각에 아이들과 가까운 홍릉수목원으로 나들이 계획을 세워보았다.
떠나기 전에
홍릉수목원은 명성황후의 묘인 홍릉(洪陵)이 있던 곳에 1922년 임업시험장을 세우면서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이다. 1895년 일본 낭인들 손에 살해된 명성황후는 2년 뒤에야 국장으로 청량리 밖 홍릉에 묻혔다. 1919년 고종이 타계하면서 명성황후 묘는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으로 이장되었다.
홍릉수목원은 국립산림과학원이 관리하고 있다. 일요일에만 시민에게 개방하며, 음식물은 반입이 안된다. 관람시간과 위치는 홈페이지(kfri.go.kr/hong_reung/)를 미리 방문해 알아본다. 홈페이지에는 ‘자연학습장’이란 코너가 있어서 어른, 청소년, 어린이 등 나이별로 생태공부를 해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아이와 함께 나무와 풀에 대해 공부를 해보고 간다면 자연이 더욱 더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생명의 숲(forest.or.kr)에서는 숲해설 자원봉사자와 함께 3월부터 10월까지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2시에 이 곳에서 숲 해설을 들려주고 자연놀이 마당을 진행한다. 소나무와 흰진달래가 반갑게 맞아주는 홍릉의 봄 1호선 청량리역 2번 출구로 나가서 홍릉행 버스를 타고 세 정거장을 가면 세종대왕 기념관과 홍릉수목원이 나온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더없이 맑게 갠 하늘과 함께 들머리에서부터 풍겨오는 나무 냄새가 기분을 상쾌하게 했다. 숲해설은 어른들과 아이를 나누어 들려준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산수유와 생각나무를 구별하는 방법도 배우고 ‘박쥐와 나방’ 같은 자연놀이를 했다. 호호하하 자연속에서 깔깔대는 모습이 무척 즐거워 보인다. 나도 쭉쭉 뻗은 나무들 사이를 걷다 보니 어느새 그동안 쌓였던 묵은 피로가 말끔히 사라지는 것 같았다. 봄이 되면 빠뜨릴수 없는 것이 바로 홍릉의 하얀 진달래이다. 진달래는 다 분홍색이겠거니 했었는데 하얀 진달래를 보니 화사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영낙없는 봄처녀의 모습이다. 들판이나 집 근처에서 봄을 알려주는 노란 산수유와, 잎을 비벼보면 생강냄새가 나고 산기슭에 주로 사는 생강나무를 구별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나니 두 나무의 꽃을 보니 그제서야 달라 보인다. 역시 뭐든지 알아야 보이나 보다. 아름드리 소나무를 지날 때는 소나무의 에이즈라고도 불리우며 요즘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소나무 재선충’의 피해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사람 뿐만아니라 나무도 병에 걸리고 아파한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짠해진다.
노란 개나리와 예쁘게 얼굴을 내민 족도리풀과 귀여운 제비꽃을 보며 그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아이들과, 수목원 한쪽 조용한 나무의자에서 책을 펴고 한가로운 시간을 만끽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넉넉한 휴일의 풍경이다.
그러나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한다는 말에도 버젓이 음식물을 가지고 와서 입장금지 푯말이 붙어있는 잔디밭에 앉아 먹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눈살을 찌뿌리게 한다. 아이들과 나들이를 나설 때는 공공장소에서의 기본 예절과 규칙을 지키는 습관을 들이고 어른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수목원을 한바퀴 돈 뒤에는 어른들과 아이들이 조를 나눠 나무 이름을 가지고 여러 가지 자연놀이도 하고 퀴즈 맞추기 게임도 즐겼다. 수목원을 나오면서 아이들과 5월8일 이곳에서 열리는 ‘홍릉숲 작은 음악회’에 할머니 손을 잡고 같이 오자고 약속했다.
홍릉을 나와 바로 옆 세종대왕 기념관에 들렀다. 세종대왕의 일대기를 그림으로 그려놓아서 아이들과 함께 세종대왕의 업적을 죽 훑어볼 수 있었다. 보물 제 838호인 수표와 보물 제 852호인 휴대용해시계, 보물 제883호인 놋쇠로 만든 해시계도 구경했다. 세종대왕 기념관은 월요일은 휴관이며, 일반 1500원, 학생1000원의 입장료가 있다.(02)969-8851.
다녀와서
아이들과 함께 최근 신문기사 가운데 소나무나 소나무 재선충에 대한 기사를 스크랩하여 ‘소나무를 잘 가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 보고 기사를 써본다.
세종대왕기념관을 다녀왔다면 다음번 나들이 장소로 여주의 세종대왕릉인 영릉을 다녀오는 나들이 계획을 세워보자. 산수유꽃이 한창인 여주에서 역사도 공부하고 맛난 쌀밥도 먹어 보고 봄꽃도 감상하면 더 없이 즐거운 주말 체험학습이 될 것이다.
글·사진 홍준희/
나들이 칼럼니스트 madlin69@naver.com
홍릉수목원은 국립산림과학원이 관리하고 있다. 일요일에만 시민에게 개방하며, 음식물은 반입이 안된다. 관람시간과 위치는 홈페이지(kfri.go.kr/hong_reung/)를 미리 방문해 알아본다. 홈페이지에는 ‘자연학습장’이란 코너가 있어서 어른, 청소년, 어린이 등 나이별로 생태공부를 해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아이와 함께 나무와 풀에 대해 공부를 해보고 간다면 자연이 더욱 더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생명의 숲(forest.or.kr)에서는 숲해설 자원봉사자와 함께 3월부터 10월까지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2시에 이 곳에서 숲 해설을 들려주고 자연놀이 마당을 진행한다. 소나무와 흰진달래가 반갑게 맞아주는 홍릉의 봄 1호선 청량리역 2번 출구로 나가서 홍릉행 버스를 타고 세 정거장을 가면 세종대왕 기념관과 홍릉수목원이 나온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더없이 맑게 갠 하늘과 함께 들머리에서부터 풍겨오는 나무 냄새가 기분을 상쾌하게 했다. 숲해설은 어른들과 아이를 나누어 들려준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산수유와 생각나무를 구별하는 방법도 배우고 ‘박쥐와 나방’ 같은 자연놀이를 했다. 호호하하 자연속에서 깔깔대는 모습이 무척 즐거워 보인다. 나도 쭉쭉 뻗은 나무들 사이를 걷다 보니 어느새 그동안 쌓였던 묵은 피로가 말끔히 사라지는 것 같았다. 봄이 되면 빠뜨릴수 없는 것이 바로 홍릉의 하얀 진달래이다. 진달래는 다 분홍색이겠거니 했었는데 하얀 진달래를 보니 화사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영낙없는 봄처녀의 모습이다. 들판이나 집 근처에서 봄을 알려주는 노란 산수유와, 잎을 비벼보면 생강냄새가 나고 산기슭에 주로 사는 생강나무를 구별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나니 두 나무의 꽃을 보니 그제서야 달라 보인다. 역시 뭐든지 알아야 보이나 보다. 아름드리 소나무를 지날 때는 소나무의 에이즈라고도 불리우며 요즘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소나무 재선충’의 피해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사람 뿐만아니라 나무도 병에 걸리고 아파한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짠해진다.
산수유
생강나무
나들이 칼럼니스트 madlin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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