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로 키우는 논술 / [난이도 = 고등]
유용한 지식을 만드는 정보 필터링
구술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정보에 딱 들어맞는 속담이다. 인터넷과 정보통신이 발달하면서 필요한 지식을 모으기는 쉬워졌다. 하지만 컴퓨터는 지식을 ‘수집’할 뿐 내가 필요한 모양새로 추려주지는 못한다. 골라낸 정보가 길고 어렵다면 더 낭패다. 짧고 분명하게 정보를 간추리고 표현하는 능력은 늘 절실하다. 정보의 핵심을 짚어내어 단출하게 나타내는 일을 ‘요약’이라 한다. 어떻게 해야 요약을 맛깔스럽게 할 수 있을까?
텍스트(말과 글)로 된 자료를 중심으로 설명해 보자. 정보는 두 방향으로 되어 있다. 필자(화자:話者)와 독자(청취자). 요약을 할 때는 정보를 던진 이와 필요한 사람의 입장을 동시에 살펴야 한다. 정보를 추리는 데는 다음의 질문 공식이 요긴하다.
첫째, 필자(화자)가 말하려는 바는 무엇인가? / 독자(청취자)는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둘째, 필자(화자)는 왜 이런 말을 하는가? / 독자(청취자)는 왜 이것을 알고 싶은가? 셋째, 필자(화자) 드는 근거나 사례는 무엇인가? / 독자(청취자)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갈 근거나 사례는 무엇인가? 무작정 늘어놓은 지식은 아무 쓸모가 없다. 먼저 무슨 정보가 왜 필요한지부터 한 문장으로 분명하게 정리해 보자. 목적 없는 인터넷 서핑만큼 확실한 시간 도둑도 없다. 뭐가 필요한지부터 머리에 새기고 정보에 매달리자. 또한, 텍스트를 접하면서 끊임없이 필자(화자)가 말하려는 바가 무엇인지를 가늠해야 한다. 자료가 전달하려는 바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보자. 의도를 알면 긴 자료라도 이해하기 쉽다. 자료 속에 숨은 속임수에도 잘 말려들지 않는다. 정보에도 필터링(filtering)은 필요하다. 사람들은 필요한 정보를 걸러낼 때 ‘좋아하는 것/싫어하는 것’의 필터를 쓰기 쉽다. 듣고 싶어하는 말만 듣는다는 뜻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망해가던 독일과 일본의 독재자들을 떠올려 보라. 전쟁터의 엄청난 비극을 담은 정보들이 쏟아져 왔지만, 정작 그네들은 자기가 믿고 싶은 정보만을 새겨들었다. 터무니없는 광기는 그렇게 생겼다. [정보를 골라내는 필터는 ‘사실인 것/해석인 것’, ‘사실인 것/ 거짓인 것’이 되어야 한다. 자료를 읽으면 일단, 정보가 얼마나 믿을만 한지부터 가려내자. ‘누가’ 말했는지보다,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에 대해 품고 있는 감정만큼 정보의 진실을 흐리는 것도 없다. 그렇게 했다면 정보 속에 담긴 의도가 되레 분명하게 느껴질 터다. 정보가 객관적이라는 판단이 들었다면, 두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 보라. 모든 주장에는 근거가 있고, 모든 사건에는 사연이 있다. 물론, 근거가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는 주장들도 많다. 이유나 원인을 찾기 힘든 사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진정한 요약은 근거와 사연을 찾아내는 데 있다. 말하는 사람의 처지에 서서, 근거가 무엇인지를 가늠해 보라. 물어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 정보를 준 상대에게 “왜 그렇지요?”하며 이유나 사연을 캐물어 보자. 또한, 설득력 있다고 여기는 근거의 기준이 말하는 쪽과 듣는 쪽에서 다를 때가 많다. 비정규직 해고 문제로 파업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 회사 쪽은 생산성과 이익을 해고의 정당한 이유로 삼는다. 노동자들의 관점은 이와 어긋난다. 생존권과 일할 권리는 생산성과 이익보다 더 앞서야할 가치다. 정보를 말하는 쪽과 원하는 쪽의 처지를 모두 가늠하면서 내용을 요약해 보라. 정보를 정리하는 가운데 해결책도 자연스레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요약에서는 분량도 중요하다. 당연히 요약글은 짧을수록 좋다. 인지심리학자들은 ‘문장은 5~9개를 넘지 말라’고 권한다. 전화번호도 쉽게 기억하기 위해 ‘XX- XXX- XXXX’라는 식으로 3~4개 자리로 끊어 읽지 않는가. 표현은 눈에 보이듯 구체적으로 하자. “길이가 323m 정도다.” 보다는 “축구장 3배 정도 길이다.”라는 말이 훨씬 분명하게 다가온다. 생활에 더 가까울수록 이해하기 쉽다는 점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이혼하는 부부가 연간 몇 만 쌍에 이른다.”라는 표현보다는 “몇 분마다 한 쌍씩 이혼을 한다.”는 말이 더 큰 울림을 준다.
우리나라 국가정보원은 영어로 NIS(National Intelligence Service)라고 적는다. 미국의 중앙정보국의 약자는 CIA(Central Intelligence Service)이다. 왜 가운데 ‘I’가 ‘정보(information)’가 아닌 ‘지능(intelligence)’인지 생각해 보자. 생각 없이 모은 정보는 쓰레기가 되기 쉽다. 요약은 머리를 써서 정보를 유용하게 만드는 일이다.
중동고 철학교사 timas@joongdong.org
첫째, 필자(화자)가 말하려는 바는 무엇인가? / 독자(청취자)는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둘째, 필자(화자)는 왜 이런 말을 하는가? / 독자(청취자)는 왜 이것을 알고 싶은가? 셋째, 필자(화자) 드는 근거나 사례는 무엇인가? / 독자(청취자)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갈 근거나 사례는 무엇인가? 무작정 늘어놓은 지식은 아무 쓸모가 없다. 먼저 무슨 정보가 왜 필요한지부터 한 문장으로 분명하게 정리해 보자. 목적 없는 인터넷 서핑만큼 확실한 시간 도둑도 없다. 뭐가 필요한지부터 머리에 새기고 정보에 매달리자. 또한, 텍스트를 접하면서 끊임없이 필자(화자)가 말하려는 바가 무엇인지를 가늠해야 한다. 자료가 전달하려는 바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보자. 의도를 알면 긴 자료라도 이해하기 쉽다. 자료 속에 숨은 속임수에도 잘 말려들지 않는다. 정보에도 필터링(filtering)은 필요하다. 사람들은 필요한 정보를 걸러낼 때 ‘좋아하는 것/싫어하는 것’의 필터를 쓰기 쉽다. 듣고 싶어하는 말만 듣는다는 뜻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망해가던 독일과 일본의 독재자들을 떠올려 보라. 전쟁터의 엄청난 비극을 담은 정보들이 쏟아져 왔지만, 정작 그네들은 자기가 믿고 싶은 정보만을 새겨들었다. 터무니없는 광기는 그렇게 생겼다. [정보를 골라내는 필터는 ‘사실인 것/해석인 것’, ‘사실인 것/ 거짓인 것’이 되어야 한다. 자료를 읽으면 일단, 정보가 얼마나 믿을만 한지부터 가려내자. ‘누가’ 말했는지보다,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에 대해 품고 있는 감정만큼 정보의 진실을 흐리는 것도 없다. 그렇게 했다면 정보 속에 담긴 의도가 되레 분명하게 느껴질 터다. 정보가 객관적이라는 판단이 들었다면, 두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 보라. 모든 주장에는 근거가 있고, 모든 사건에는 사연이 있다. 물론, 근거가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는 주장들도 많다. 이유나 원인을 찾기 힘든 사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진정한 요약은 근거와 사연을 찾아내는 데 있다. 말하는 사람의 처지에 서서, 근거가 무엇인지를 가늠해 보라. 물어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 정보를 준 상대에게 “왜 그렇지요?”하며 이유나 사연을 캐물어 보자. 또한, 설득력 있다고 여기는 근거의 기준이 말하는 쪽과 듣는 쪽에서 다를 때가 많다. 비정규직 해고 문제로 파업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 회사 쪽은 생산성과 이익을 해고의 정당한 이유로 삼는다. 노동자들의 관점은 이와 어긋난다. 생존권과 일할 권리는 생산성과 이익보다 더 앞서야할 가치다. 정보를 말하는 쪽과 원하는 쪽의 처지를 모두 가늠하면서 내용을 요약해 보라. 정보를 정리하는 가운데 해결책도 자연스레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요약에서는 분량도 중요하다. 당연히 요약글은 짧을수록 좋다. 인지심리학자들은 ‘문장은 5~9개를 넘지 말라’고 권한다. 전화번호도 쉽게 기억하기 위해 ‘XX- XXX- XXXX’라는 식으로 3~4개 자리로 끊어 읽지 않는가. 표현은 눈에 보이듯 구체적으로 하자. “길이가 323m 정도다.” 보다는 “축구장 3배 정도 길이다.”라는 말이 훨씬 분명하게 다가온다. 생활에 더 가까울수록 이해하기 쉽다는 점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이혼하는 부부가 연간 몇 만 쌍에 이른다.”라는 표현보다는 “몇 분마다 한 쌍씩 이혼을 한다.”는 말이 더 큰 울림을 준다.
안광복/중동고 철학교사
|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