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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그늘진 곳’ 찾아나선 인문학

등록 2007-08-19 15:49

우리말 논술 / ⑬ 인문학의 위기,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시사로 따라잡기 [난이도 = 중등~고1]

1995년 뉴욕 맨해튼. 교도소 재소자, 마약중독자, 에이즈 감염자…. 이들을 위한 인문학 강좌가 열렸다. 빈민교육 활동가 얼 쇼리스가 제창한 일이었다. 건물 이름을 따 ‘클레멘트 코스’로 불린 이 강좌에 참여한 31명 가운데 17명이 강의를 마쳤다. 1명을 뺀 전원이 일자리를 얻거나 대학에 입학했다. 이후 12년이 흐른 지금 4개 대륙 6개 나라에서 57개 클레멘트 코스가 운영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05년 9월 성 프란시스대학이 생겨났다. 노숙인의 자활을 돕기 위해 개설된 이 학교에서는 기초 인문학 과정을 개설했다. 프로그램의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명이 철학, 역사, 문학, 인간과 문화, 글쓰기 등 인문학 관련 5과목을 수료했다. 수료자 가운데 한 명은 방송통신대학에 입학할 예정이고, 2명은 가정으로 돌아가 새 출발을 다짐한다. 2명은 학기 도중 취업했다. 소자본 창업을 준비하는 등 나머지 학생들도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고 있다. 특히 매주 1회 노숙인을 위한 프로그램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노숙인뿐만 아니라 교도소 재소자, 성매매 피해여성 등을 위한 인문학 강좌도 늘어나고 있다. 자기 삶의 가치와 의미를 성찰하게 하는 인문학의 근본적인 치유 능력이 이들 강좌에서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이들 강좌를 운영하는 종교인과 교수들은 한결같이 “인문학의 생활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그 힘의 원천에 대해 그들은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힘든, 끈질긴 중독성”이라고 말한다. 인문학을 통해 삶의 희망을 보게 된 이들은 강좌에서 뛰쳐나갔다가도 이내 돌아오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곰곰히 따져보면 이들에게만 클레멘트 코스가 필요한 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돈과 권력만을 좇느라 내면을 성찰할 기회를 갖지 못한 이 땅의 수많은 음습한 부자와 권력자들에게도 인문학의 햇살이 스며들어야 하는 건 아닐까.

어쨌든 클레멘트 코스의 성공과 세계적 확산은 인문학이 고준담론의 성역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인문학의 위기가 어떻게 극복될 수 있을지에 관한 시사점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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