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회 “수능 물리Ⅱ 11번 정답 2개”…교육평가원 “문제없어”
지난달 치러진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 영역 물리Ⅱ 3점짜리 문제의 정답이 2개라는 한국물리학회의 주장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수능 물리Ⅱ 11번은 ‘이상기체’의 압력과 부피의 관계에 대해 세 개의 지문을 주고 옳은 것을 고르는 문제이다. 이상기체는 한 개의 원자로 구성됐는지(단원자), 여러 개의 원자로 구성됐는지(다원자)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지만, 문제를 출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상기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채 ‘단원자 분자 이상기체’임을 전제로 한 답(④)을 정답으로 내놨다.
한국물리학회는 22일 “이상기체에 대해 명시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으므로 학생의 이해 수준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며 “두 가지(②, ④) 모두 정답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평가원은 “고교 교육 과정 범위를 벗어나선 안 된다는 게 수능 출제의 원칙“이라며 “고교 교육과정에서는 이상기체를 단원자 분자만 다루므로 ‘단원자 분자’라는 명시가 없더라도 이를 전제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문항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이에 대해 이긍원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는 “교육 과정 어디에도 이상기체를 ‘단원자’로 규정해 놓지 않았다”며 “전체 9종의 물리Ⅱ 교과서 가운데 다원자 이상기체를 설명한 것도 3종이나 된다”고 말했다. 평가원도 지난 9월 수능 모의평가 물리Ⅱ에서 비슷한 문제를 내면서는 ‘단원자 분자 이상기체’라고 명시한 바 있다.
평가원 누리집과 일부 포탈 사이트에는 수백명의 학생들이 댓글을 올리며 반발했다. 일부 수험생은 “이 문제만 맞았으면 물리Ⅱ에서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며 “소송을 내겠다”고 했다. 이번 수능에서 물리Ⅱ 과목을 선택한 응시생은 1만9597명으로 전체 과학탐구 영역 응시자 19만381명의 10.3%를 차지한다. 만약 복수 정답이 인정될 경우 물리Ⅱ 선택 학생은 물론 과탐 영역 응시자 모두 영향을 받게 된다. 수능 성적이 상대 등급으로 돼 있고, 대학별로 탐구 영역의 여러 교과를 조합해 성적을 내기 때문이다. 이미 발표된 수시 모집 결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2003년엔 수능 시험 도입 이후 처음으로 수능 언어 영역에서 복수 정답을 인정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과 달리 아직 성적이 확정되기 전이었지만, 이 사태로 이종승 평가원장이 사퇴하고 약 2주간의 이의신청 기간이 마련되기도 했다.
이아무개 서울 ㄱ고 물리 교사는 “수능을 치른 뒤 주어지는 2주간의 정답 이의 제기 기간 똑같은 문제가 제기됐었다”며 “평가원이 당시 잘못을 인정하고 수용했더라면 이런 사태까지 벌어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이사는 “이미 성적이 발표돼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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