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고민하는 부모님들~ 교과서 들춰보세요

등록 2008-03-02 17:17

고민하는 부모님들~ 교과서 들춰보세요
고민하는 부모님들~ 교과서 들춰보세요
무슨 책 사주지? 어느 체험장 데려가지?
새 학기 학부모들의 긴장이 어느 때보다 높다. 새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교육개혁과 관련해 ‘경쟁’을 모두 다섯번 언급했다. 새 학기 시작하자마자 학생들을 상대로 시험을 보고 아이들의 전국 위치를 알 수 있겠다고 한다. 신문에 딸려오는 학원 광고지가 부쩍 늘어난다. 학교 안에서조차 급속히 ’경쟁’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같은 변화를 실감한다.

교과서 목차만 활용해도 학습도움 줄 수 있어
관련된 책·체험학습 파악…심화학습은 절로

혼란하고 불안하지만, 그래도 불변의 원칙은 존재한다. 바로 ‘교과서 중심주의’다. 아이의 학습 중심에 교과서를 놓는 것이다. 올해 서울대 사회과학부에 입학한 김대현(19ㆍ늘푸른고 졸업)군은 “내신이든 수능이든 논술이든 내 공부의 기본은 교과서였다. 공부를 잘 하려면 교과서를 끼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부모들이 학원 광고지보다 교과서를 먼저 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가 정말 공부를 잘 하기를 원한다면 부모가 먼저 교과서를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학부모가 직접 교과서를 활용해 얻을 수 있는 교육적 효과가 많다. 교과서는 교과와 관련된 책을 통한 ‘엄마표 선행학습’에 필수적이다. 자녀 셋을 둔 이명연(40ㆍ경기도 용인시)씨는 책장에 꽂힌 자녀들의 교과서를 꼼꼼히 훑어 본다. 그는 “교과서를 보면 앞으로 아이가 배울 내용을 알 수 있고 그때그때 아이한테 필요한 책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가령 중학교 2학년 1학기 사회 교과의 세계사 학습을 돕기 위해 관련 책을 추천하는 식이다. 교육방송(EBS)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박정애 교사(삼성중)는 “교과 관련 책을 미리 읽으면 교과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얻고 수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교과에 대한 다양하고 깊이있는 지식이 경쟁력인 논술세대에 필요한 ‘심화학습’은 덤이다.

그렇다고 부모가 교과서를 독파할 필요는 없다. 목차만 훑어봐도 자녀의 공부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목차를 통해 교과서의 단원별 구성이 요약되기 때문이다. 교육인적자원부 교과서 편수팀의 한 관계자는 “교과서 집필진은 각 단원을 배열할 때도 학습자가 가장 이해하기 쉬운 구조를 고민한다”고 했다. 지리 교과의 경우 학생들에게 친숙한 미국이나 일본이 앞서 나오고 뒤이어 아프리카 등 먼나라를 공부하도록 짜여진 게 그 예다. 목차를 보면 교과의 내용을 제대로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가장 좋은 경로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학부모가 자녀와 함께 교과서의 목차만 따로 ‘공부’하는 것도 좋다. 교육방송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민정범(대신중) 교사는 “대개의 학생들이 인수분해를 왜 하는지도 모르고 배우는데 인수분해 뒤에 이차방정식과 이차함수가 따라오는 교과서 목차를 보면 인수분해의 쓰임을 큰 틀에서 이해할 수 있다”며 “교과서의 목차를 보는 것은 실제로도 효과가 있는 좋은 학습법이다”고 했다. 자녀와 함께 교과서를 살피는 것이 자녀의 공부에 보탬이 된다는 말이다.


‘체험학습’이 중시되는 7차 교육과정의 특성을 고려하면 학부모들이 교과서를 활용할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김정주 모든학교 체험학습연구소장은 “초등학교의 과학 교과는 5학년까지 자연현상에 대한 직접적인 관찰과 실험을 통해 과학적 원리를 직접 체험하도록 구성돼 있다”며 “상급학교의 교육 과정을 충실히 소화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시절 다양한 체험을 통한 교과 지식의 습득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본격적인 개념 학습이 이뤄지는 중학시절에도 체험을 통한 이해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녀가 특히 어려워하는 교과나 단원이 있다면 관련된 체험학습을 구상해 볼 수 있다.

모든학교와 같이 교과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학습을 제공하는 곳을 찾을 수 있지만 가족의 친목도 도모할 겸 부모가 직접 체험활동을 계획하는 것도 좋다. 물론 이 때에도 교과서가 훌륭한 길잡이다. 상급학년의 교과서나 다른 과목의 교과서를 두루 살피면 한번의 체험학습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갯벌체험을 통해 어촌생활(지리), 해양생명체(생물), 조수간만의 원리(지구과학) 등을 동시에 확인하는 식이다. 모든학교(www.schoolall.com) 등 체험학습을 전문으로 진행하는 곳의 누리집을 참고해 교과와 체험의 접점을 찾는 ‘요령’을 빌릴 수 있다.

“요즘 부모들은 자녀들의 교과서를 파악할 수 있는 정도의 학력을 갖추고 있다. 내 자녀가 학교에서 무얼 공부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우선 자녀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감대를 만드는 일이다.” 중학교 1학년 사회 교과서를 만든 이광용 교사(원묵고)의 말이다.

새 학기! ‘공부하라’는 일방적인 잔소리보다 ‘뭘 배우니’라는 관심을 쏟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힘이 된다. 그 출발은 교과서이다. 부모들이여, 교과서를 들라!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