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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합격의 마지막 관문 ‘마인드 컨트롤’

등록 2008-09-21 17:56

불안, 초조, 긴장, 두려움 …. 수험생이 겪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어른들의 상상 이상이다. 수능날이 임박한 요즘, 지겨운 문제집을 들척이는 시간을 ‘마인드 컨트롤’에 투자한다면 ‘초심’을 찾을 수 있다. 사진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체조를 하고 있는 서울 인창고 학생들.  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불안, 초조, 긴장, 두려움 …. 수험생이 겪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어른들의 상상 이상이다. 수능날이 임박한 요즘, 지겨운 문제집을 들척이는 시간을 ‘마인드 컨트롤’에 투자한다면 ‘초심’을 찾을 수 있다. 사진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체조를 하고 있는 서울 인창고 학생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선배들이 전하는 ‘감정관리’ 비법
규칙적으로 쉬고 냉정하게 자신 보길
시험 당일 컨디션 대비한 실험도 효과
올해 서울교대에 입학한 이혜림(19)씨는 지난해 이맘때 지독한 위장질환으로 고생했다. “저녁만 되면 장이 꼬이는 것처럼 아파서 응급실에 실려 갔어요. 일주일에 두세 번, 심할 때는 매일 구급차를 타야 했죠.” 병원에선 스트레스가 원인이 된 신경성 위경련이라고 했다. “열심히는 하고 싶은데 뜻대로 안 되니까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 같아요.”

수능을 코앞에 둔 수험생은 왜 무너지는가. 오르지 않는 성적 때문에? 밤샘공부를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이 안 돼서? 아니다. ‘스트레스’가 수험생이 수년간 쌓아온 공부의 내공을 무너뜨린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법, 즉 ‘마인드 컨트롤’이 수험생에게 절실한 이유다. 입시에는 모두 초보인 고3 수험생에게 선배들이 들려주는 ‘마인드 컨트롤’의 비법들을 소개한다.

■ 규칙적인 휴식을 습관화하다 ‘스카이에듀’(www.skyedu.com)에서 대학생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이효빈(19·서울대 수학교육과)씨는 고3 시절 철저하게 ‘주 5일 근무’를 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과감히 책상을 떠났다.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한 시간 반을 달린 그가 찾은 곳은 한 국립대학교의 도서관이었다. “읽고 싶었던 책을 마음껏 읽었어요. <계몽의 변증법> 등의 인문학 책을 주로 읽었죠.” 그는 고3 초에 시작한 이 일을 수능 시험 전주까지 한 번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틀씩이나 다른 일에 신경을 쏟은 그가 입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마인드 컨트롤’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마인드코칭연구소 방기연 소장은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휴식의 습관화’다. 방 소장은 “스트레스 받는 일에서 벗어나는 일이 마인드 컨트롤의 효과를 내려면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해 줘야 한다”고 했다. 우울하다고 아무 때나 불쑥 노래방을 찾는 일은 스트레스를 근본적으로 푸는 길이 아니다. 기분에 따른 불규칙한 휴식보다 계획에 따른 꾸준한 휴식이 마인드 컨트롤에 이롭다.

일주일에 여섯 시간 자전거를 타고 달린 것도 방 소장이 꼽은 비결이다. 그는 “과열된 기계를 냉각시키는 것처럼 스트레스로 열 받은 학생들은 운동을 통해 열을 배출해야 한다”며 “열심히 공부하는데 성적이 안 오르는 학생이 땀을 뻘뻘 흘리는 운동을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특히 이 시기의 남학생은 생리적으로 왕성할 때라 잡생각을 떨치기 위해서라도 더욱 운동이 필요하다.

■ ‘수능 컨디션’을 끊임없이 실험하다 학습법 책인 <수만휘 공부법 2>를 쓰고 있는 장진환(22·서울대 경제학과)씨는 후배들에게 끊임없이 ‘디데이’를 대비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고3이 돼 치른 첫 모의고사부터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다. 모의고사 날에는 급식 대신 빵도 먹어 보고 죽도 먹어 봤다. 수능시험 날 어떤 음식을 먹어야 편안한 상태에서 시험을 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결국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게 가장 낫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는 “수능 문제는 공부해서 풀 수 있지만 수능날의 주변 환경이나 내 마음 상태는 공부해서 풀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환씨와 함께 책을 쓰는 장현준(21·경희대 한의예과)씨 역시 수능날을 위한 준비를 일찌감치 시작했다. “수능 100일을 앞두고서 수능 하루 전부터 한달 전까지 30여일의 계획을 미리 짰어요. 어떤 과목을 공부할지, 어떤 교재를 볼지 모조리 정해 놨죠. 수능날에도 어떤 교재를 가져가서 어떤 내용을 확인할지도 완벽하게 준비했어요.” 실패를 경험한 재수생 현준씨가 마련한 비책이었다. ‘현역’으로 시험을 보던 현준씨는 손이 떨려 펜을 잡을 수 없는 등 긴장 상태를 견디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그는 “시험날 유독 많이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은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게 치밀한 계획을 짜야 한다”고 했다.

■ 자신의 불만과 두려움에 냉정해지다 김양우(19·연세대 외국어문학부)씨는 여름방학이 끝난 이맘때쯤 작은 ‘패배감’에 사로잡혔다. 아버지가 의사인 한 친구는 80만원을 주고 수학 과외를 받아 성적이 오르는 눈치였고, 다른 친구들은 방학 동안 학원에 지출한 액수도 입이 벌어질 정도였다. “우리나라 교육제도라는 게 결국 돈으로 성적을 살 수 있는 것밖에 안 되나 싶어서 회의가 들었죠.” 그때 논술학원 강사들과의 토론이 힘이 됐다. 그는 “내 처지를 냉정하게 봐 줄 수 있는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며 “친구나 부모님과 대화하는 것보다 사회 경험이 많은 선배들을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방 소장은 “이맘때 수험생들은 ‘대학에 가서 뭐 하나?’ 등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함으로써 불만족스러운 자기 처지를 합리화하려고 한다”며 “정말 대학에 가는 게 가치 없는 일인지, 혹시 내가 자신이 없어서 회피하려는 건 아닌지 자기 상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게 마인드 컨트롤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 알림

10월 6일자 함께하는 교육에 ‘교육발언대’ 지면이 새로 생깁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교육관련 시민단체, 학원 강사, 일반 시민 등 우리나라 교육에 관심 있는 모든 분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본지의 ‘왜냐면’과 같은 성격입니다. 우리나라 교육문제에 대한 뚜렷한 주장과 타당한 논거가 있는 글이라면 본지의 편집방향과 상관없이 싣겠습니다. 200자 원고지 10장 안팎으로 쓴 글을 edu@hani.co.kr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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